옆집 강아지의 신념
사람마다 이상한 버릇
하나쯤은 달고 산다.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면서
마치 OO처럼 이리저리 왔다 갔다,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사람.
엘리베이터에서 이미 눌린
층수나 닫힌 문을
괜히 한 번 더 누르는 사람.
소설바카라이나 영화 볼 때
꼭 결말이나 스포부터
먼저 확인하려는 사람.
음식 먹을 때 아까워서인지
맛있는 건 꼭 제일 마지막까지
아껴 두는 사람.
문을 열고 외출했다가
괜히 다시 들어와
가스불 한 번 더 확인하는 사람
등등...
물론 어떤 사람에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나처럼 냄비 하나 왕창 태우고
마눌님께 혼쭐이 난 기억이 있다면
더더욱 그럴 만도 하다.
지금 사는 아파트에는
각 층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가끔 산바카라할 때 따라오는 옆집 강아지는
항상 우리 집 앞 엘리베이터를 선호한다.
내가 보고 싶은 건가?
어느 날, 주인이
엘리베이터를 누른 후 잠시 자리를 뜬 사이
볼 일이 급한 녀석이 먼저 타게 되었다.
잘 훈련된 녀석이라
자기가 먼저 내려가면
주인이 데리러 올 거라는 것도 안다.
거기다 타기만 하면
자동으로 1층이 눌린다는 것까지
아는 똑똑한 녀석이다.
그런데 하필,
9층 주민이 외출하려고
엘리베이터를 눌렸나 보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다른 곳의 엘리베이터로 내려갔다.
그 바람에 1층으로 가던 녀석이
9층을 1층으로 알고 내리게 됐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급한 건 강아지도 마찬가지.
나도 참아봐서 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눈치챘지만
갈팡질팡하다 결국 다른 집 문 앞에
실례를 하고는 길을 잃은 미아가 되었다.
결국 관리사무로로 직행.
얼마 후 주인 따라서 귀가.
허나 말을 못하니 자수를 해도 불통.
그날 밤, CCTV 확인 소동이 벌어졌다.
주인은 공개 망신에 잔소리 한바탕,
거기다 응아 처리, 청소, 소독까지 박박.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본격적인 사고는 그다음부터였다.
이 녀석이 급하면 주인의 고함을
X무시하고, 비상계단으로 뛰어내려가
항상 '그 집' 앞에서만 실례를 한다.
9를 좋아하나?
그건 닭들이 좋아하는데.
이쯤 되면 단순한 습관인지,
아니면 녀석 나름의 신념인지
헷갈린다.
내일 주제는
바로, 「이상한 버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