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길러낸 일상 문학의 가치
플랫폼에 올라온 글의 가치는 얼마인가?
나는 매일 글을 쓴다.
누군가 그 이유를 묻는다면 잠시 망설이게 된다. 글쓰기가 내 직업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고, 취미냐고 물으면 그것 역시 선뜻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직업이라 부르기에는 수입이 따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취미라고 하기에는 마음의 무게가 너무 크다. 매일 글을 쓰지 않으면 허전하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그렇다면 내게 글쓰기란 도대체 무엇일까?
어떤 의미가 있으며, 그 가치는 무엇인가?
단순한 심심풀이인가? 그건 아니다. 나는 오랜 시간 그 질문을 붙들고 고민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얻은 작은 성찰을, 이 플랫폼에서 함께 글을 쓰고 있는 이들과 나누고자 한다.
우리는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와 자극이 쏟아지는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다. 15초짜리 짧은 영상이 시선을 빼앗고,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생각할 틈마저 앗아가는 시대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여전히 긴 글을 찾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제된 편집의 손길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날것 그대로의 진정성을 담어내는 ‘플랫폼 작가들’의 글이 존재한다.
이 글들은 플랫폼이라는 가상공간에 무심코 뿌려지는 씨앗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이 글들이 현대슬롯에서 점차 잊혀 가는 ‘일상의 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곧 이 문학의 가치를 대변한다.
첫 번째 가치는 다소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보편적인 삶이 지닌 특수성의 발견’이다.
과거의 문학이 등단이라는 엄격한 관문을 통과한 소수의 전유물이었다면, 오늘날의 플랫폼은 누구나 자신의 일상에 서사를 부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공간이 되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느끼는 쓸쓸함, 육아의 고단함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기쁨, 온라인 게임 생활의 애환, 이름 모를 병과의 고독한 투쟁, 혹은 은퇴 후의 울적하면서도 낯선 삶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들이 풀어내는 서사는 대단한 영웅의 연대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는 ‘나와 닮은 누군가의 분투기’로 다가온다.
그래서 글을 읽는 순간 깊은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되는 것이다. 스쳐 지나갈 뿐인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이 플랫폼 작가의 시선을 통해 한 편의 에세이로 탄생하는 순간, 독자는 자신의 삶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무심히 흘려보냈던 하루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재해석되어 마음속에 새롭게 각인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다정한 온기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치유의 힘을 전하기도 한다.
플랫폼에 올라오는 글들은 대부분 즉각적인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작가가 경험하고 고민한 삶의 조각들을 독자와 나누는 데 목적이 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독자에게도 건네는 것이다.
“나는 오늘 왜 우울했을까?”,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작가들이 정성껏 적어 내려간 문장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정보의 효율성과 실용성만을 따지는 세상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이 없는 타인의 성찰을 읽는 행위는 그 자체로 메마른 영혼을 적시는 정서적 오아시스가 되는 것이다.
결국 플랫폼 작가들의 글은 단순한 웹 콘텐츠를 넘어, 이 시대의 새로운 ‘생활 밀착형 문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 작가들의 정교한 문장 구조나 화려한 수식에 비하면, 조금은 서툴고 소박해 보일지도 모른다. 기존 문학이라는 엄격한 틀에 담기에는 어딘가 투박하고 허술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쓴 문장에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보인다.
서랍 속에 갇혀 혼자만의 독백으로 끝났을 글들, 이제 플랫폼이라는 광장으로 나와 타인의 마음과 만나고 부딪치게 되었다. 그래서 그 글들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품고 있다.
플랫폼 위에서 오늘도 묵묵히 글을 올리는 이들, 그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가장 따뜻한 기록자들이다. 그들이 남긴 무수한 일상의 궤적은 우리가 거대하고 차가운 디지털 세계 속에서도 여전히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살아가는 인간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이정표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들의 글에 어떠한 가치를 더 부여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