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바라보다가, 나를 돌아보았다.

― 우주의 먼지에서 오늘의 나까지

by백소영

오늘은 별을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면 별을 바라보다가 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별을 좋아한다. 하지만 별을 잘 아는 사람은 아니다. 밤하늘을 보면 “참 예쁘다” 하고 감탄하는 정도다. 별자리 이름을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북두칠성 정도이고, 북극성을 찾아보라 하면 북극성보다 안경부터 찾을 사람이다.

그런 내가 별을 조금 오래 바라보았다.
참 이상하다.
별은 수없이 많은데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누가 더 반짝이는지 자랑하지도 않는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흔들린다. 남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별것 아닌 일에 마음이 가라앉기도 한다. 그런데 별은 그저 자기 자리에서 빛난다.

‘너는 왜 그렇게 바쁘게 사니?’
별이 묻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참 바쁘게 살았다.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하지 못한 일을 걱정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을 미리 걱정한다.

그러면서 정작 지금 내 앞에 놓인 오늘은 자주 놓친다.

별은 수없이 긴 시간을 지나 빛을 보내고 있는데,

나는 커피 한 잔이 식는 것도 기다리지 못한다.

참 우습다.

우주의 시간을 생각하면 내 걱정은 티끌보다 작은데,

그 티끌 하나가 마음속에서는 태산처럼 커진다.

옛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삶을 생각했다.

별을 보며 계절을 읽고, 세상의 이치를 헤아렸다.

나도 별을 보며 아주 오래된 질문 하나를 꺼내본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답은 아직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사람도 별처럼 각자의 자리가 있다는 것.

모든 별이 가장 밝을 필요는 없다. 눈에 잘 보이는 별도 있고, 한참 바라보아야 발견되는 별도 있다.

그렇다고 덜 소중한 별은 아니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젊을 때는 누구보다 빛나고 싶었다. 잘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다. 남보다 조금 더 앞서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얼마나 밝게 빛났느냐보다, 누구의 어둠을 밝혀주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그런 별들이 있었다.

바카라에서 만난 한 문장, 오래전 누군가 건넨 따뜻한 말, 아무렇지 않게 받은 작은 친절 하나가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서 빛났다.

그때는 몰랐다.
그것들이 내 삶을 밝혀주는 별빛이었다는 것을.
그렇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별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거창할 필요는 없다.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으로 들어주는 귀,

지친 사람에게 건네는 미소 하나면 된다.

우리는 어쩌면 모두 누군가의 밤을 밝히기 위해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오늘 밤 다시 별을 바라본다.
그리고 나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별인가?”

아직 충분히 빛나지 못했다고 조급해하지 말자.

별도 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빛나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나 역시 그렇다.

지금 내 빛이 잘 보이지 않을 뿐,

내 안에도 분명 오래된 빛 하나가 있다.

그리고 언젠가 그 빛이 누군가에게 닿을 것이다.

아주 멀리 있는 별빛이 오랜 시간을 건너 우리에게 도착하듯이.

그러니 오늘은 조금 천천히 살아도 좋겠다.

남보다 빨리 가려고 애쓰지 말고,
내 자리에서 내 속도로 빛나면서.

별에게도 각자의 시간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각자의 계절이 있으니까.

어쩌면 좋은 인생이란
가장 빛나는 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어두운 밤에 오래 기억되는

별 하나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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