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찜보다 더 손이 간 우리 집 추석 인기 반찬

기름진 음식 사이에서 자꾸 손이 가는 매콤한 '알배기 배추겉절이'

by유미래
추석에 인기 1등 '알배기 배추 겉절이'


떠들썩했던 추석 연휴가 지났다. 우리 집도 이틀에 걸쳐 큰아들네와 작은아들네가 다녀갔다.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자식들은 부모를 찾아봬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는 것 같다. 큰아들네는 지방에 있는 처가에 먼저 다녀온 후에 추석 다음 날 오고, 가까이 사는 작은아들네는 며느리가 토요일부터 일하기에 추석 저녁에 다녀갔다.


음력 8월 17일, 즉 추석 이틀 뒤가 남편 생일이어서 큰아들네가 오는 추석 다음 날 다 같이 모여서 생일 축하 파티를 겸해서 식사하기로 했다. 추석 음식에 케이크를 준비하고 미역국만 끓이면 생일상이 된다. 예전에는 남편이 서운할까 봐 특별한 음식 한두 가지를 따로 만들어서 생일상을 차려주기도 했었다.


올해는 고기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LA 갈비를 재웠다. 작은아들은 전날에도 왔다 갔지만, 쌍둥이 손자를 데리고 토요일에 또 왔다. 이번 추석에는 음식을 많이 장만하지 않았다(참고 기사 : ). 집에 있는 재료로 밑반찬을 만들었더니 시장 보는데 큰돈이 들지 않았다.


친구가 보내준 재료로 만든 추석 나물 3종


매년 경기도에서 텃밭을 가꾸는 친구에게 땅콩을 주문한다. 첫해는 수확이 적어서 2kg을 주문했고, 작년에는 3kg을 주문했다. 올해는 땅콩이 풍년 들었다며 많이 주문할 수 있다고 해서 5kg을 주문해서 추석 전에 땅콩 겉껍데기를 벗겼다. 땅콩 5kg 껍데기를 벗기는 일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도 아팠다. 그래도 국산 햇땅콩을 직접 볶아서 먹으면 그 고소함을 잊지 못해서 매년 주문해서 먹는다.

친구가 땅콩을 보내면서 상자 안에 늙은 호박 하나와 울퉁불퉁한 호박 하나, 가지 몇 개와 고구마 줄기를 보내주었다. 호박도 가지도 정말 못생겼다. 못난이 채소라서 더 정이 가서 맛있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추석 연휴 며칠 전에 보내주어서 추석에 도라지나물이나 고사리나물대신 볶아서 나물 3종 세트로 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명절이라고 꼭 도라지나 고사리나물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우리 집 추석 3종 나물


호박은 새우젓을 넣어 볶고, 가지는 에어프라이에 구워서 양념장에 무쳤다. 고구마 줄기도 겉껍질을 벗기고 들깻가루를 넣어 볶았다. 추석 전날 저녁은 남편과 둘이 먹었는데 남편이 "유세프 요리 솜씨가 요즘 점점 좋아지네."라고 칭찬하면서 세 가지 나물이 모두 맛있다고 했다. 몇 가지 음식을 준비하는데도 나이 탓인지 힘이 들었는데 남편 칭찬에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지고 내 어깨가 산봉우리처럼 올라갔다.


‘생김새는 못생겼어도 친환경으로 가꾼 거라서 더 맛있었을까? 아니면 정말 내 요리 실력이 늘어서일까?’ 추석에 온 아들과 며느리도 맛있다며 잘 먹었다. 특히 다섯 살 막내 손자가 쌍둥이 형님들도 안 먹는 고구마 줄기 볶음을 잘 먹어서 어찌나 대견한지 집에 갈 때 남은 걸 싸서 보냈다.


김장 김치 아끼려고 만든 알배기 배추겉절이


9월 중순에 지인들과 만나서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도토리무침이나 나물류도 맛있었지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배추겉절이였다. 배추겉절이가 입맛을 확 살려주었다. 점심 식사하면서 마음속으로 '이번 추석에 나도 배추겉절이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먹었던 겉절이가 생각나서 추석 음식 메뉴를 짤 때 알배기 배추겉절이를 넣었다.


우리 집은 매년 12월 중순에 감장을 한다. 절임 배추 40kg을 해남에서 주문해서 담그는데 김장 김치를 1년 동안 먹고 김장할 때도 한 통 정도는 남아 있었다. 작년 12월 중순에는 큰아들과 며느리가 와서 함께 김장하고 갈 때 김치통 큰 통에 가득 담아서 보냈다. 그동안은 보통 아들네는 김장 김치 한 통으로 끝이었는데 올해는 큰아들네가 김치가 맛있다고 다 먹고 한 통을 더 가져갔다.


남편이 김치를 좋아한다. 요즘 김장하지 않고 사 먹는 집도 많은데 남편은 우리 집 김치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매년 김장을 한다. 요즘 남편은 김장 김치가 떨어질까 봐 걱정이 태산이다. 올해는 김장 김치가 10월이면 떨어질 것 같아서 김장도 앞당겨서 빨리 하려고 한다. 올해는 양을 조금 늘려서 절임배추 50kg은 주문해야겠다.


김장 김치를 아끼려고 여름에 열무 얼갈이배추 물김치를 두 번이나 담가 먹었다. 김장 김치가 떨어지기 전에 좀 더 아끼려고 이번 추석에 배추겉절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늘 김장 김치가 넉넉해서 한 번도 배추겉절이를 만들어 먹지 않았다. 한정식집에서 먹은 겉절이가 생각나서 마트에서 알배기 배추 네 포기와 홍고추, 청양고추, 쪽파 등을 사 왔다.


나는 다른 욕심은 많지 않은데 음식 만들 때만 손이 크다. 처음에는 배추 두 포기로 만들려고 했는데 배추를 보니 욕심나서 네 포기를 카트에 담았다. 배추도 있었지만, 전통 놀이 지도를 함께 다니는 선배 선생님께 여쭈어보았더니 알배기 배추가 연하고 맛있다고 하셨다. 배추겉절이는 만들어서 바로 먹어야 맛있기에 추석 전날 마트에 갔더니 알배기 배추도 추석 명절 전이라 가격이 많이 올랐다. 평소 가격의 2배 정도였다. 비싸도 좋은 알배기 배추가 있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우리 집 알배기 배추겉절이 담그는 법


(재료)

알배기 배추 네 포기, 쪽파 한 줌


알배기 배추 네 포기와 쪽파


(양념에 들어갈 재료)

홍고추 10개, 청양고추 5개, 양파 반 개, 배 반 개, 사과 한 개(중), 마늘 두 줌, 생강 두 톨, 흰밥 반 공기, 멸치액젓 2/3컵, 새우젓 4T, 설탕 1T, 매실액 4T, 생수 1컵(1T는 밥숟가락, 한 컵은 200ml)


*모든 양념 재료는 믹서에 갈아서 사용한다.


(추가 양념 재료)

고춧가루 한 컵 반(고운 고춧가루, 굵은 고춧가루 반반), 통깨 적당히


*믹서에 간 양념 재료에 추가 양념 재료를 섞어서 사용한다.


얼갈이 배추 겉절이에 들어갈 양념


배추는 네 등분하여 어슷어슷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물에 푹 담가서 한 번 씻어준 후에 천일염 한 컵으로 절인다. 위쪽에 물을 조금 뿌려주고 20분 있다가 한 번 뒤집어 주고, 40분 절였더니 알맞게 절여졌다. 너무 푹 절이면 겉절이가 맛이 없다. 절인 배추는 두 번 씻어서 바구니에 담아서 물기를 빼주었다.


잘 절여진 얼갈이 배추 네 포기


절여진 배추가 물이 빠지는 동안 양념을 만들었다. 모든 양념 재료를 섞어서 믹서에 갈아서 절인 배추에 버무리면 되니 어렵진 않다. 믹서에 간 양념에 추가 양념인 고춧가루를 섞어서 잠시 숙성한 후에 절인 배추에 골고루 버무려준다. 조금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준다. 겉절이라서 통깨도 술술 뿌려주었다. 알배기 배추 네 포기로 만든 겉절이는 김치통에 2/3 정도가 되었다.


완성된 알배기 배추겉절이


갈비찜보다 자꾸 손이 가는 알배기 배추겉절이


추석 음식은 고기류와 전이 대부분이다. 우리 집도 갈비찜과 전복 버터구이, 몇 가지 전을 만들었다. 남편 생일날에는 미역국과 LA 갈비찜까지 만들었다. 거기다 나물도 기름으로 볶으니 대부분의 음식이 느끼하다.

우리 식구는 입이 그리 까다롭진 않다.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편이다. 식사하던 아들이 배추겉절이를 먹으며 맛있다고 했다.


"어머니, 이거 배추겉절이지요. 매콤한 것이 정말 맛있네요."

"내 입에는 조금 매워서 청양고추를 많이 넣었나 걱정했는데 괜찮아?"


"오히려 매콤해서 갈비찜과 미역국이랑 잘 어울려요. 입이 개운해져서 자꾸 손이 가네요. "


"내가 어제 맛있다고 했지요. 다른 음식도 맛있는데 배추겉절이 덕분에 입맛이 확 살아요."


'손이 가요 손이 가. 겉절이에 손이 가요~' 예전에 들었던 새우깡 광고가 떠올라 노래를 불렀더니 밥 먹다가 다 같이 떼창을 하였다. 노래가 끝나자 남편이 엄마가 음식 만드느라 고생했다며 은근히 나를 추켜세웠다. 역시 미우니 고우니 해도 남편은 내 편이다. 알배기 배추는 사계절 내내 마트에서 살 수 있으니 김장하기 전이나 김장 김치가 지겨워질 때 한 번씩 만들어 먹어야겠다.


오랜만에 가족이 다 같이 모여서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 추석에는 여행도 가지 않고 집에서 식사하며 조용히 보냈다. 아시안 게임 중계방송 덕분에 집에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식사 후에 며느리가 사 온 케이크에 촛불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 부르며 손자들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우리 집은 손자 세 명이 어리고 촛불 끄는 것을 좋아해서 늘 촛불을 세 번은 붙였다 끈다.


추석 다음 날 우리 집 베란다에서 본 보름달


겉절이가 맛있다고 해서 갈 때 반찬통에 싸서 보냈다. 넉넉하게 만들길 잘했다.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며 덕담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추석날에는 비가 내려 보이지 않았던 보름달이 오늘은 집 베란다에서도 볼 수 있었다. 보름달 보며 각자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모른다. 가족 모두 남은 석 달도 건강하고 평안하길 바란다.


https://omn.kr/2jxmi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남편 추억의 도시락 반찬, 영양 많고 맛있는 뱅어포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