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집 구하기 2 ~이사에서 재판까지

ep202

by유 지성

2026년에도 도쿄의 집값이 역대 치를 갱신하고 있다.

구입가뿐 아니라 월세도 점점 오르고 있는데, 도쿄 번화가 기준 한화 100만 원 이하로 소위 ‘괜찮은’ 집을 구하는 게 어려워졌다.

ep23에서 자세히 언급했는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일본에서 도쿄를 기준으로 집을 구하기 귀한 좀 더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역세권이라는 것은 도쿄에서 상당히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역에서 10분 이내에 깨끗하며 넓은데 싼 집은 사고건물(ep23 참조) 이외에 존재하지 않으며, 월세는 이 중 무엇인가를 조절해야만 계약이 가능하다.


집을 구하려면?

1> 우선, 부동산을 가는 것이 제일 빠르지만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는 우선 부동산 사이트(어플)를 확인해야 한다.

같은 집이라도 부동산에 따라 초기비용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인데, 가격을 미리 확인하고 부동산에서 소개받을 경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경우가 많고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2> 사이트나 어플에 명시된 부동산으로 연락하는데, 바로 집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집을 보기 위해서는 상당한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3> 집을 보기로 약속한 날, 부동산에 방문해서 필요한 정보를 작성을 하는데 전화번호 현주소는 물론 직종, 회사와 연봉까지 요구하는 것도 일반적인데 월세가 비싼 곳은 연봉이 적으면 계약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4> 본인이 확인한 집 이외에 비슷한 조건의 집을 보여달라고 부동산에 요구한 후에 마음에 드는 곳을 부동산업자와 함께 같이 방문하는데 대부분 업자의 차로 이동한다.


5> 집을 살펴본 후 당일 계약하지 말고 다른 부동산에 들러보고 가격비교를 해보는 것이 좋다.

같은 집이라도 가격차이가 상당히 있는 경우나 초기비용이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6> 계약을 원하는 경우 부동산을 재방문해서 추가 서류를 제출하고 관리회사(혹은 집주인), 보증회사 등의 심사를 받는데 빠르면 수주일 늦게는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과정에서 외국인을 꺼리는 집주인, 관리회사도 있고 부동산 직원의 태도가 상당히 무례한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상대할 필요가 없이 새로운 곳을 바로 알아보는 것이 좋다.

세입자는 고액의 집세를 장기간 지불하고, 부동산에도 한 달치 월세를 비용으로 지불하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일반적으로라 생각되지만, 지방이나 도쿄 외곽 등의 경우는 좀 더 융통성 있게 하는 경우도 있고 필자도 유학 시절에 빌렸던 집은 정말 느슨한(?) 계약으로 좋았던 기억이 있다. (별도 에피소드에서 언급하겠다)


필자도 이런 흐름을 반복하며 이사를 다녔는데, 일본에서는 이사비용도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자주 이사하는 것은 길바닥에 돈을 뿌리는 행위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우므로 당연한 말이지만 가능한 이사는 적게 하는 것이 좋다.

도쿄기준으로 정식 이사업체의 경우, 1인가구 이사에 100만 원 이상이 든다.


생각보다 외국인들이 당황하는 것이 입주한 방에 전등이나 가스레인지가 없는 경우인데,

이럴 경우 세입자가 직접 설치를 해야 하고 기술(?)이 없는 경우 전문업자를 불러서 설치하면 수십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므로 혼자 살려면 간단한 셀프공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키워야 절약할 수 있다.

필자도 설치방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고생한 기억이 있다.

또한 이사 전에 인터넷, 수도, 가스, 전기 회사에 연락해서 계약갱신 혹은 신규계약을 해야 하며 어디든 단기간에 해결되는 것은 없으니 한 달 정도의 기간을 잡고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고 전화로만 대응가능한 경우도 일반적이니 언어능력도 상당히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고속 인터넷 설치는 한 달 이상이 걸린다.


혼자 사는 것이 힘든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본인 혼자 해야 하는 것일 수 있다.

가족이 대신해주거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운 것인데 이 정도의 각오가 없다면 해외생활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러 차례 이사를 하며 새로운 문제를 경험했다.

나갈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집 시설도 고장 난 것이 없었고 관리 업자와 함께 최종 입회확인에서도 문제가 전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이게 뭔 일?


보증금에서 공제되는 비용을 보니 말도 안 되는 금액이 청구되어 나머지 금액만 입금된 것이다.

그것도 청구된 금액은 ‘원상복구 비용’이라는 명목이었는데 바로 이상함을 느꼈다.

더구나 청구서에는 서류 작업비용이라는 금액도 추가되어 있었는데, 계약이 끝나지 않은 관리회사와 퇴거 과정에서 그들이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에 추가비용을 붙인 것은 어이가 없었다.


물론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입주 시에 집의 각 부분을 촬영, 짐을 뺀 이후도 촬영, 업자의 최종확인 시에도 녹음을 했고 이를 확보하고 있음으로 당황하지 않고 바로 관리회사에 전화해서 확인했다.

그러나 담당자는 회사에서는 이 정도 금액청구는 일반적이라는 입장만 냈고 필자는 어떤 명목으로 받는 지를 묻자 본인들은 ‘청소비’라고 했다.

재차 부서진 곳이 있거나 수리하는 비용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보통 퇴거 시 청소비를 전 세입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는 하지만, 1인 가구의 경우 1~2만 엔 정도고 이는 필수 사항도 아닌데, 도쿄에서의 관련규정과 법령을 찾기 시작했고 이번 일은 부당청구라는 결론을 내렸다.

필자가 외국인이라 편하게 생각했다는 가능성과 함께 금액이 큰 만큼 싸워보지도 않고 넘어가기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바로 변호사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이러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가 있어 상담을 시작했다.


과정은 상당히 번거로웠다.

계약서 전면을 스캔해서 제출하고 모은 증거와 자료들을 제출하고 전용 용지에 필요사항을 제출하기까지 며칠이 걸렸지만, 일주일 만에 접수를 끝내고 주의사항을 들었다.


최악의 경우 재판까지 가면 1년 정도 걸릴 수도 있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어쩌고….

뭐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가자고 생각했고, 3개월 후 문제의 관리회사는 재판까지 가지 않고 보증금 전액을 반환했고 싸움은 끝났다.

애초에 대화로 합의하고 청소비용만 뺐다면 필자도, 관리회사도 서로에게 득인데 결국은 변호사 수익만 만든 셈이지만, 최종적으로는 필자 자신에게도 남는 싸움이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도쿄에서는 생각보다 이런 퇴거과정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청구된 금액을 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필자와 같은 영세 외국인에게는 100엔이 중요하고 다음 이사 때는 이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한 좋은 공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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