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주렁박

by김귀자

주렁주렁 열린 주렁박

렁자로 시작하는 말이 없어도

박 터지게 살자.

그동안 딸이 주었던

삼행시제 중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주렁박 삼행시를 계속 고민한다.

“어떻게 써야 하나.”


네이버를 검색해 보니

주렁박은

조롱박의 방언이다.

경북과 전남에서

그렇게 말한다고 한다.

주렁박은

조롱박보다 큰 느낌이 든다.


주렁박, 조롱박

렁이 롱보다 큰 것 같다.

박은 박이로되 주렁박.


조그만 박이지만,

롱롱 어고우, 흥부와 놀부 전래동화.

박 씨 하나 얻어, 대박 난 흥부, 쪽박 찬 놀부


"착하게 살아야 된다."는 스토리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long long ago, ago

주렁박으로 무엇을 만들까.

엉아가 물 떠먹는 표주박을 만들까.

박 씨만 빼버리고 물병으로 만들까.

주렁박, 삼행시 마음에 드냐.

엉엉 울지 말고, 렁렁 울어야 할까.

박박 긁지 말고, 벅벅 긁어야 할까.


바가지 긁지 말고

잔소리하지 말고

슬근슬근 톱질하세

“박 터졌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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