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기분 좋은 똥꿈을 꿨다. 로또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주 로또 당첨번호를 검색했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이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어떤 여성이 나오는 영상을 내게 보여줬다. 그 영상에 감동받은 나는 로또를 포기하고 스스로 부자가 되는 길을 찾기로 결심했다. 바카라 읽기와 글쓰기를 시작했다.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치유받고 지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일에 도전했고 설레는 일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글쓰기는 즐겁다가, 괴롭다가, 재밌다가, 힘들어졌다.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읽은 바카라들은 주로 자기 계발서였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읽는 분들께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감동을 주고자 노력했다. 그래야 내 글을 읽는 분들이 시간낭비를 하지 않는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3개월이 넘어가니 글쓰기가 힘들어졌다. 더 이상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좀 솔직해 지기로 했다. 그동안 부끄러워서 쓰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털어놓기로 했다. 독자들은 나보다 똑똑한 분들이다. 내가 그분들께 무슨 메시지를 전달할까? 이미 다 아는 것들일 텐데... 그냥 내 얘기를 쓰자. 느끼는 건 독자의 몫이다. 감동을 강요하지 말자. 힘을 빼자.
나는 사람들이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틀렸다. 사람들은 재미없게 쓰인 이야기에 관심이 없을 뿐이었다.
11월 13일 <수고했어 며느리>라는 글을 올린 뒤 조회수가 심상치 않았다. 첫날에 2만, 다음날도 2만, 그다음 날은 1만... 1천 넘는 조회수가 거의 열흘간 지속됐다. 그 다음번 올린 글이 <오늘 저녁 뭐 해 먹지?> 였는데 이 글도 9천이 넘는 조회수가 나왔다. 다음 메인에 걸린 것 같은데 어디서 봐야 하는 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3주 정도 지난 뒤에 <너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라는 글을 발행했는데 첫날은 잠잠했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에 갑자기 조회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이번에는 다음 메인 홈&쿠킹에 올라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에 <30평대 아파트가 꿈이 될 뻔했다>라는 글도 다음 메인에 올랐다. 이 두 글은 온라인카지노 메인에도 올랐다.
11월 한 달간 네 편의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되며 조회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갑자기 전체 글 조회수가 10만이 넘었고 구독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이번에 내가 확실하게 느낀 게 '제목의 중요성'이다. 사람들이 수많은 글들 중 뭘 읽을지 선택할 때 볼 수 있는 게 제목밖에 없다. 궁금하지 않으면 손이 가지 않는다. 내 글을 파는 장사꾼의 마음으로 제목을 지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게 '시의적절성'이다. <수고했어 며느리>는 사람들이 김장을 시작하는 시기에 올렸고, 김장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던 며느리들이 많이 봤을 것이다. 반면 <30평대 아파트가 꿈이 될 뻔했다>를 올린 날은 우리나라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 축구 경기를 한 날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축구 관련 이야기에 쏠려있었다.
로또를 사는 대신 스스로 부자가 되는 길을 찾아 글을 쓰기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났다. 나는 그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구독자수와 글 조회수가 통장 잔고보다 궁금하고 기분 좋게 느껴지던 날, 나는 깨달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은 부자가 되는 길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안타깝지만 나는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마음이 부자인 사람으로 살아야 할 것 같다.하지만 로또를 사는 대신 글을 쓴 걸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