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특별한 존재인가?

삶의 의미

by시원한 바람

한국 공교육 안에서 나는 꽤 공부를 잘했다. 바카라 읽는 것을 좋아해서 닥치는 대로 읽어나갔고, 그 덕에 학교 공부는 수월했다.

가장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갈 수 있는 고등학교에 시험을 쳐서 들어갔다. 우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말은 안 하지만 다들 자부심이 대단했다.

아마 나처럼 계속 공부 잘한다, 미래가 아주 밝다, 슬롯에 기여를 많이 할 것이다 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라왔을 테니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나름 선민의식이었을 거다. 뭔가 나는 선택된 사람, 그리고 그에 연관된 elitism.


그중에 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하던 말이 기억난다. 난 그냥 지나가다가 들었는데 뭔가 투명해서 보이지 않지만 충격이 느껴졌다.

그 친구가 한 말은 “너는 네가 선택받은 것 같지? 아니야. 우리는 그냥 다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이 말은 그때는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내가 나 자신이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라는 혹은 나은 처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 친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난 엄청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엄청나게 부를 일군 것도 아니고, 회사를 만들거나 회사에서 임원이거나 하지도 않다.

하지만 지금도 그래도 내가 이만큼 공부했고, 내가 이런 것을 알고 있고, 내가 다른 사람보다 지혜가 있고, 얼마큼 벌고 있고, 내가 가진 주식이 이만큼 올랐고, 내 아이들은 예의 바르고 재능이 있고, 등등 이런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마다 그때 그 말을 했던 친구 얼굴이 슬그머니 떠오른다.


세상에는 self-help book이 넘쳐난다. 전형적인 미국 영화에도 언제나 주인공이 노력하고 바쁘게 살면 엄청난 보상이 주어진다, 어떻게 하면 삶을 나 자신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Brian Tracy, Dale Carnegie, Robin Sharma, Marie Forleo. 이런 이야기들은 혹은 조언 들은 들을 때, 뭔가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더 노력하면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해결되고, 내 인생이 모든 부분이 나의 통제하에 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동시에 무력하게 혹은 어떤 꿈을 꾸지 않으면 나의 가치가 줄어들 것 같은 불안감이 동시에 생긴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는, 혹은 더 많은 부를 가진, 혹은 더 나은 직업을 가진 것은 노력의 결과이며, 혹은 어느 정도는 선택받은 재능에 기인한다는 것, 그래서 그런 노력의 결과는 더 뽐내도 되며, 그리고 사실은 우리는 다른 사람들 위에 존재한다는 그런 착각.


법륜스님은 길가에 풀들이 산에 다람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살겠나? 하시면서 그냥 살아라 라고 하지만, 오늘도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는 정말 특별한 존재인가? 아니면 다람쥐처럼 그냥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나의 삶은 인류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해야 하는데, 아니면 친구들에게 혹은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뽐낼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하는데, 나의 존재의 의미는 가치는 나 자신이 느끼는 내 삶의 만족은 어디서 구해야 하는가?


몇십 년의 삶을 나름 내가 바라는 대로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아직도 확실하게는 모르겠다.

그래, 나는 아주 특별한 존재는 아마 아닐 거다, 그리고 선택받은 사람도 아닐 거다. 하지만 분명 나는 고유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인데 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어떤 꿈을 꾸며 살아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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