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이스트모니터 기고글(2026.4.14.)
최근 이재명 대통령 반이스라엘 발언 관련해서 영국의 중동 전문 매체 Middle East Monitor에 기고를 했습니다. 요즘 이란 관련 일을 하느라 바빠서 늦게 기고하는 바람에 채택이 안 될 까봐 걱정했는데, 웬걸 메일 확인하자마자 바로 보도되어서 당황했습니다. 예전에 기고를 한 적이 있어서 이제는 더 이상 검토 단계를 거치지 않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채택되었다는 연락도 없더군요.
아무튼 기사가 보도되고 조용히 지나갈 줄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늦게 보도된 터라 사람들의 관심이 사그라들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튀르키예 저널 사이트에도 번역본이 올라오는 등 생각보다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인스타에서는 장난이 아니더군요.
보시다시피 좋아요가 1,900개를 넘었습니다. 세상에. 아니 그런데 이게 이렇게까지 관심받을 글인가? 학자가 분석글 쓴 건데..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댓글을 읽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은 읽지 않았더군요. 이재명 대통령이 반이스라엘 발언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는 댓글이 수두룩 합니다.
해당 인스타 게시글은 미들이스트모니터 측에서 작성했고, 기사 원문은 프로필 링크란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원문을 바로 보기 힘든 구조다 보니, 제 글을 읽지 않은 채 단순히 자신이 아는 사실, 즉 이재명 대통령이 반이스라엘 발언했다에 대해서 좋아요를 누른 것이더군요.
다만, 제가 쓴 글이 어떤 의도인지는 제목(이란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인권을 위한 것인가)에서도 알 수 있고, 마지막 문장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인권을 위한 발언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그런데도 대다수 댓글이 대통령 찬사인 걸 보면, 기사를 안 읽고 댓글 쓰는 건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참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혹시 댓글 다시는 분들만 그런 걸까요?)
아무튼 기사 요지는 이렇습니다.
1. 한국은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가 지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 관련 유엔 결의안에 종종 기권하고(지난달 유엔 인권이슬롯 결의안에서도 기권), 가자에서는 천연가스 약탈 시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권을 향상하기 위해서 한국이 내부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게 많은데 무엇 때문에 이스라엘을 비판해서 외교 문제를 만드는가?
2. 이재명 대통령의 20년 정치 경력 중에서 친팔레스타인이나 반이스라엘 행보를 밟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2025년에 야당 대표 시절에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 만나서 칭송했다. 가자지구 학살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3. 그렇다면, 의도는 무엇일까? 현재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에너지 수급 위기.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의 다자 협상 기조에서 벗어나 4월 5일에 양자 협상 시도하라고 지시했다. 4월 10일, 이란 특사가 파견되었고, 같은 날 반이스라엘 발언을 시작하고, 또한 중동평화 정부대표 직을 신설했다. 이 세 가지 사건이 과연 별개인 것일까?
4. 한국은 기존의 외교 노선을 바꿀 것으로 전망되지 않음. 이스라엘에 대한 수사만 오갈 뿐 인권을 향상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음. 이는 장기적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훼손하고, 미국까지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임.
이러한 분석 하에 다음과 같은 제언을 남겼습니다.
"정부의 외교 기조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외교는 보수적인 신중함이 지배하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외교 정바카라은 슬롯적 변화를 주도하기보다는, 슬롯적 변화가 생기면 이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일시적인 정치적 고려에 따른 수사는 그러한 슬롯적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대통령) 발언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려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나 가자지구 해역 가스 약탈 중단과 같이 상응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러므로 국제슬롯는 갑작스럽게 나온 발언을 찬양하기보다는 말과 행동의 일관성을 요구해야만 합니다."
마지막 문장은, 우리 국민들한테도 해당되겠지요? 대통령 발언 환호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행동을 요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