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엄청난 연습을 한다. 누군 전혀 연습을 하지 않는다. 똑같은 시기에 입문한 두 친구가 있다. 둘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골프를 즐긴다. 연습, 플레이, 코스 운영이 완전히 다르다.
하루에 몇 시간을 연습하고, 어떤 때는 7번 아이언 하나만 몇 시간씩 죽어라 팬다. 필드를 가는 날 베짱이에게 지기라도 하면 연습장에 불이 꺼질 때까지 집에 가지 않는다.
상대를 인정하면 내 골프가 쉬워진다. 상대와 비교를 하는 순간 더 위축되고 작아지는 게 운동의 매력일 수도 있다. 나는 이만큼 했는데 저 친구는 놀듯이 와선 좋은 스코어를 낼 때 자괴감은 매번 고통스럽다.
베짱이 골퍼
그는 게으름뱅이다
"필드가 연습장이지" 한마디에
연회원 영수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
곱디고운 손으로 버디를 낚아챌 때마다
굳은살 먹은 손에 신경질 내는 이
무심한 듯 툭 노룩퍼트가 홀인 될 때면
헤드의 문신을 가엾게 쳐다보는 이
어쩌다 한 번 필드 소풍에 웃을 때면
살에는 추위에 겨우내 맺힌 땀 원망하는 이
골프가 제일 쉬웠어요
이해되지 않는 말하며 싱글벙글, 꼴불견
학교에서도 이런 애들이 꼭 있었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어떤 곳에서든 별다른 노력이 없는데도 특출 난 재능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냥 인정하면 되는 거다. 이현세가 그랬다. "천재는 놔둬라. 그냥 지나가게 놔둬라. "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천재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은 절대로 천재들과 정면 승부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게 상바카라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고 그의 바카라 천재를 이기는 방법에 쓰여있다.
베짱이 골퍼인 친구는 연습을 하지 않지만 머리를 엄청 많이 쓴다고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수없이 하면서 상황을 복기한다고 말했다.
각자의 방법으로 골프를 대하면 되는데 왜 우리는 비교하면서 자신을 망치는 걸까. 골프뿐만 아니라 모든 게 남과 비교하는 순간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가 연습을 하든 말든 나는 오늘도 연습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