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영화 [록키] [포레스트 검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요즘 "러닝 (Running)"이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러닝의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러닝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네요. 왜 사람들은 달리기를 좋아할까요? 두 편의 영화로 달리기를 이야기해 봅니다.
달리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기억나는 영화로 [록키]가 있습니다. 모든 운동의 기본이 달리기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이죠.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권투를 잘하기 위해 수많은 훈련이 등장하지만 빠짐없이 나오는 것은 달리기입니다.
한 가지 의문은, 록키가 달리기를 할 때 왜 사람들이 그를 따라 같이 뛰는 것일까요? 무리하게 연출한 유치한 장면으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습니다. 실제 촬영 비하인드로, 진짜 동네 사람들이 촬영인지 모르고 달리는 주인공 뒤를 따랐던 것이라고 합니다.
본능에 이끌리듯 선두를 따라 달리는 것, 지금 유행하는 러닝의 "크루 시스템"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러닝 크루라는 동료들이 없었다면 지금 러닝의 인기는 없었을 것입니다. 러닝 크루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영화가 어쩌면 [포레스트 검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여자 친구 "제니"의 외침 한마디에 각성을 하고 달리게 됩니다. "RUN!!" 뛰라는 소리에 검프는 누구보다 빨리 달렸고 그렇게 시작된 달리기는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습니다. 가장 인생이 괴로울 때도 검프는 달리기를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달리기는 미대륙을 끝에서 끝까지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한 것이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 그와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검프의 뒤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뒤따르게 됩니다. 그 인파들을 엄청난 러닝 크루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현대 고도의 자본주의 슬롯에서 모든 유행은 거품이 있습니다. 러닝도 그럴 것입니다. 준비도 없이 무리하게 진행했다가 무릎을 다치고 발목이 안 좋아진 사례들도 주위에 많더군요. 그래도 비교적 간단하게 큰 부작용 없이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취미일 것입니다.
화려한 기교나 복잡한 장치 없이 기본을 다지는 행위, 달리기가 그런 것들 중 하나이죠. 심심하고 지루한 행동의 반복입니다. 도파민 중독의 시대에 재조명받고 있는, 천천히 즐거움이 고조되는 것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