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장면 장면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그 순간은 마법과도 같습니다. 아주 짧은 여름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친한 동네 친구, 소년 소녀가 있습니다. 수박 한 덩이를 함께 움켜쥐고 게걸스럽게 먹을 수 있는 사이가 얼마나 될까요? 그들의 여름은 그렇게 수박 한 통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서로에게 부끄러운 감정이 생깁니다. 숨기고 싶은 비밀이 생긴 것이죠. 그해 여름... 수박 반통을 가지고 소녀는 언제나 그랬듯 소년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부끄럽고 몸이 배배 꼬이는지? 소녀는 소년의 눈을 마주칠 수도 없습니다.
세월이 흘러 소년과 소녀는 부부가 되었고 결혼사진 옆에는 어릴 적 그들의 여름 사진이 놓여있습니다. 여전히 그들의 여름은 수박을 먹으며 시작됩니다.
PS) 위의 그림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린 그림들입니다. 지금이 여름이라서 수박을 먹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을 추가했습니다. 완성한 그림을 보고 있는데 매직아이처럼 이야기 하나가 쓱 올라오는 겁니다. 이런 경험을 할 때면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지난 글, ["할머니의 상경" 그림으로 이야기 만들기]도 이렇게 탄생했었죠.)
원래 계획대로라면 "목적이 없는 그림 " 27번째 글이 되었을 것입니다. ( 목적이 없는 그림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