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닻을 내리고, 평온하자

앵커링(Anchoring)

by배은경

방금까지 눈이 시리게 푸르던 바다가 순식간에 안개에 잠기고, 평화롭던 숲길에는 예고 없이 거센 바람이 몰아친다.


잘 지내다가도 문득 과거의 후회가 밀려오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평정심이 무너져 내리곤 한다.


25년 동안 마음을 공부하고 강연해 온 나에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재정의하며, NLP 앵커링(Anchoring) 기법을 활용했다.


앵커링이란 특정한 자극(말, 소리, 동작, 이미지 등)을 특정 감정이나 심리 상태와 연결해 놓는 것을 뜻한다. 일단 이 연결 고리가 형성되면, 배가 조류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닻(Anchor)을 내리는 것처럼, 그 자극만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평온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요동치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마당의 거칠고 단단한 돌을 손바닥이 아릴 만큼 꽉 쥐었다. 그리고 나에게 나직이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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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의 질감처럼 단단하게, 나는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존재한다.'

평온의 상태를 불러일으키는 기술이다.


​번아웃의 파도에 휩쓸리려 할 때, 나를 구한 것은 나를 재정의하고, 손바닥에 닿은 차갑고 단단한 돌의 촉감이었다. 그 찰나의 수용이 나의 내면을 정화하고, 다시 미래로 나아갈 에너지를 주었다.


​앵커링은 아주 간단하다.

내가 가장 평온했거나, 자신감 넘쳤던 순간을 아주 생생하게 떠올린다.

​그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나만의 특별한 동작을 취한다. (엄지와 검지를 맞붙이거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등)

​연결(Anchoring): 이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하면, 뇌는 그 ‘동작’과 ‘감정’을 하나로 묶어 기억한다.


​이제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흔들릴 때, 미리 설정해 둔 그 ‘평온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강아지와 산바카라하며 나누는 눈 맞춤

아침마다 마시는 차 한 잔의 온기...

이 모든 것은 나의 하루를 지탱하는 미세한 닻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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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은 폭풍우가 치기 전에 미리 내려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