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피지컬, AGI로 이어지는 미래의 경쟁법상 바카라임 담론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는 기업의 국지적 의사결정 자동화를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다단계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여 오프라인 생태계를 통제하는 피지컬 AI, 그리고 모든 경제적 영역을 포괄하는 범용인공지능(AGI) 체제로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횡전개는 기업 간 거래와 시장 지배력의 작동 양상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며, 전통적인 경쟁법이 상상하지 못한 고차원의 경쟁 해악과 규제 공백을 동시에 배태하고 있다.
에이전틱 AI 단계에서는 자율적 목적 함수에 기반한 알고리즘 간의 상호작용이 명시적 합의 없는 자율적 담합을 구조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복수의 기업 에이전트가 수익 극대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반응하며, 경쟁을 회피하는 균형점을 스스로 찾아내어 가격 인상이나 물량 조절을 암묵적으로 동기화한다. 이는 인간의 개입이나 전통적 의미의 의사소통이 부재한 상태에서도 카르텔과 동일한 시장 파괴적 결과를 낳으며, 담합의 고의성을 입증해야 하는 현행 경쟁법 집행의 근간을 심각하게 무력화한다.
이러한 반경쟁적 역량이 피지컬 AI 단계로 확장되면 그 해악은 디지털 공간을 넘어 실물 경제와 인프라의 독점적 통제로 직결된다. 물류, 로보틱스, 스마트 팩토리 등 물리적 자산과 결합한 AI 에이전트는 특정 기업의 공급망 전체를 자율적으로 통제하면서 경쟁사의 진입 장벽을 구조적으로 높이거나 필수설비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배제적 남용 행위를 수행한다. 물리적 생태계의 표준을 선점한 AI 시스템이 거래상대방의 물리적 이동 경로, 설비 호환성, 원자재 수급을 실시간으로 제한할 경우, 시장의 경쟁 압력은 원천적으로 소멸하게 된다.
나아가 모든 산업 영역에서 인간의 인지 능력을 압도하는 AGI 체제가 정점에 도달하면, 기업은 단일한 경제 주체를 넘어 시장 자체를 설계하고 지배하는 플랫폼적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AGI는 수많은 변수를 동시에 연산하여 가격, 공급, 계약 조건뿐만 아니라 거시적 사업 전략 전반을 초고속으로 동조화시키며,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완전히 형해화한다. 이 단계에서의 경쟁 해악은 개별 기업의 위법 행위를 넘어, 알고리즘 자체가 거대한 경제 권력이 되어 시장의 경쟁 구조를 영구적으로 고착화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진다.
이처럼 에이전틱, 피지컬, AGI로 이어지는 AI의 진화는 기업의 경쟁법상 바카라임을 사후적 제재나 단순한 과실 바카라임의 차원에 머물게 할 수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알고리즘의 자율성이 고도화될수록 기업은 자율적 시스템이 초래할 반경쟁적 결과에 대해 사전에 예견하고 통제할 수 있었는가의 여부, 즉 설계 단계에서의 구조적 통제 의무를 엄격하게 적용받아야 한다. 통제 불가능성을 방패 삼아 AI의 결정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경쟁법상 허용될 수 없으며, 기업의 법적 바카라임은 기술적 자율성의 크기에 비례하여 더욱 가중된다.
따라서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경쟁법 규제 방안은 사후적 처벌 중심에서 알고리즘의 설계 및 운영 전 과정을 규율하는 사전적 구조 규제로 전면 전환되어야 한다. 규제 기관은 기업이 도입하는 AI 에이전트의 목적 함수와 학습 알고리즘이 담합이나 시장 배제를 유도하는지 검증할 수 있는 강제적 알고리즘 감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피지컬 AI와 AGI 환경에서 시장의 경쟁 왜곡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비가역적 의사결정을 즉각 중단시킬 수 있는 법적 '인간 개입 비상 정지(Human-in-the-Loop Override)' 장치의무화를 제도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AI의 진화가 가져오는 시장 지배력의 심화는 기업에게 고도의 준법 경영과 철저한 알고리즘 거버넌스 구축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기술의 자율성이 곧 기업의 면바카라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시장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통제 의무의 근거가 된다. 따라서 기업은 에이전틱 AI부터 AGI에 이르는 발전 단계별 리스크를 정확히 진단하고, 경쟁법적 합법성이 내재된 컴플라이언스 인프라를 확립함으로써만 기술 혁신과 시장 질서의 조화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