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이메일에서 JAMS의 신세계로

by날개

국가 차원에서 보급한 학술지 지원 시스템인 JAMS(Journal & Article Management System)는 투고부터 최종 게재까지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여 관리함으로써 연구 행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표준적 모델로 자리 잡았다. 대다수의 KCI 등재지가 이 시스템을 통해 심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연구자와 학회 간의 소통을 규격화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으나, 일부 전문 학회들은 여전히 자체적인 이메일 접수 방식을 유지하며 전통적인 운영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학회 고유의 자율성과 숙련된 관습을 존중하는 측면이 있으나, 한편으로는 심사 과정의 가시성을 제한하고 특정 분야 내의 폐쇄적인 학문적 흐름을 고착화할 우려를 낳을 수 있다. 시스템에 의한 자동화된 관리를 수용하지 않는 태도는 학술적 권위를 유지하려는 방편일 수 있으나,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투명한 학문 공동체를 지향하는 시대적 요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 학회에서 요구하는 수정 방향이 작성자의 연구 본질과 배치될 때, 연구자는 학문적 정체성과 게재라는 현실적 목표 사이에서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된다. 지난 2개월 동안의 정체기는 단순한 수정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연구의 자율성이 특정 학회의 보수적인 해석 체계에 함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냉철한 성찰의 시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접하게 된 JAMS 기반의 투고 절차의 첫 경험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학문적 소통 방식의 전환하는 신세계로 받아들여졌다. 표준화된 시스템이 제공하는 명확한 절차적 정당성은 심사 결과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주며, 연구자로 하여금 특정 집단의 지향점에 매몰되지 않고 학회지 쇼핑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더 넓은 학문적 지평에서 본인의 논리를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뒤늦게 경험한 JAMS는 연구자에게 효율적인 행정적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학술적 논의가 이루어지는 광장의 물리적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었다. 이메일이라는 개별적이고 폐쇄적인 경로를 벗어나 공인된 시스템의 절차를 밟는 과정은 연구를 주관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논의의 장으로 옮겨놓는 합리적인 광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특정 학회의 전통이나 고유한 시각에 의존하기보다, 시스템이 보장하는 공정성 위에서 오직 논문의 학술적 가치만으로 평가받는 구조가 정착되어 갔으면 한다. 이러한 변화된 환경 속에서 다시 시작하는 연구는 단순히 한 편의 논문을 완성하는 작업을 넘어, 학문적 보편성을 확보하고 보다 투명한 연구 생태계에 기여하는 유의미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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