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는 그래도 종종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곤 하는데, 이곳은 뭐랄까요, 뭔가 몇 개 안 되는 문장의 조합을 올리기에는 텅 빈 공간이 허전해 보여서 괜스레 미루곤 했던 것 같아요. 5개월이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고 이제 더는 미루면 안 될 것 같아 먼저 안부를 여쭤봅니다.
다들 그간 안녕하셨나요?
이번 새해는 제게 언제보다도 의미가 큰 해입니다.
조금은 여유가 생기고 철이 들었달까요. 나이의 앞자리가 달라졌고, 마음가짐이 새롭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전에는 왜 이렇게 조급하고, 욕심이 많았는지 모르겠어요.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이 달리면 나도 덩달아 달려야 할 것만 같았어요. 선 밖에서 벗어나면 뒤처지고 틀린 것 같았죠.
그런데 그런다고 내 뜻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더라고요.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길로 가기도 하고 그러다가 잠시 멈추기도 했어요. 아직도 앞에 뭐가 있는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네요. 그러나 이제는 다행히 한 가지는 알고 있습니다.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을 때는 잠시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내가 온 길을 되짚어 보면 된다는 것이요.
방향만 제대로 설정한다면, 조금천천히 가도 정말로 괜찮더라고요. 기대만큼 일이 풀리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나를 꼭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나를 보듬어 주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해나가면, 대단하지는 않아도 씩씩하게, '나답게는' 살아지더라고요.
현재 상황에서 내가 노력할 수 있는 일을 적어보고 마음을 비워낸다는 것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이 나를 변화시킬 수 있더라고요. 자, 그래서 새해에 제가 했던 결심은 단 한 가지입니다.
누가 뭐라든, 나의 속도로 걸어가자.
단, 미련 없게 열심히.
대부분의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는 하지만, 가끔은지나온 시간과 놓쳐버린 것들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고,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할 때도 많습니다. 유독 작년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여러 가지 생각들 때문에 힘들더라고요. 내가 원하는 일, 그리고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을 여러 해에 걸쳐서 도전했을 뿐인데 기회라는 것은 참, 내가 원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자바카라을 많이 했고, 앞서 나가는 듯한 사람들을 보면서 제 자신이 몹시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고민하던 당시에 우연히 만난 한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그래서 네가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그 좋아하는 일을 안 했을까?
대답은
아니요. 저는 돌아간다 해도 당연히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답은 명확했는데 혼자서만 끙끙 앓고 있었죠.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돈되는 느낌이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여름에도 프로필을 돌렸던 네 열정과 여러 전공을 거친 다양한 경험이 너의 이야기를 기똥차게 만들어줄 거야. 당장 온갖 자기소개서를 읽어본 나만 해도, 네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은 걸?
참 감사했습니다. 남보다 늦은 시작. 수많은 거절 속에서 자바카라하고 힘들어했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는'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셨거든요. 제게 전해주신 긍정적인 말과 글의 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