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를 돌린 후 변기를 열심히 닦고 있는
내 손을 본다.
조금 전 이 손은 글을 쓰고 있었는데
글을 쓰기 전에는 저녁상을 차리고 있었고
저녁을 준비하기 전에는 바카라을 읽고 있었는데
바카라을 읽기 전에 이 손은 뭘 했더라.
아, 운전을 했지.
운전하기 전에는 보고 메일을 쓰고 문서를 작성했었구나.
손이 한 일만 되짚어 봐도
내가 보인다.
온라인 게임인과 엄마로서 일하고
틈틈이 바카라 읽고 글도 쓰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는 날들.
한 마리 다람쥐처럼 쳇바퀴 굴리는 일상에서
마음을 울리는 바카라 속 문구 한 줄은,
발행한 글에서 오는 온라인카지노 알림은,
'아, 지금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 나지만
나는 바카라에서 감명받는 사람이기도 하고
내가 쓴 글로 공감을 받은 사람이기도 하구나.'
그렇게 사정없이 돌아가는 쳇바퀴 속에서
나를 숨 돌리게 한다.
왜 이리 정신없는지,
하는 거 없이 시간만 빨리 간다 느껴질 때
내 손이 하는 일들을 챙겨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기특한 사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