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에게...


솔직히 가장 믿었던, 존경했던, 가장 목사답다고 여겼던 사람이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다. 그런 이 목사가 12.3 계엄 이후에 "그 사건에 대해서 니가 옳니, 내가 옳니, 니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판단을 하지 말자. 판단을 하는 건 하나님께 맡기자."라고 했다고 한다. 이걸 이제서야 알다니...


불법 계엄, 이른바 12.3 내란은 단순히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 근간인 헌법을 유린하고 수많은 목숨이 이슬처럼 사라질만한 엄청난 사건이었다. 이건 여신도를 성추행하면서 새벽 예배 인도했던 홍대새교회 전병욱 목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걸 판단을 하지 말자고? 차라리 침묵했다면 내가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청춘을 보냈던 교회의 목사는 전광훈 목사와 같은 길을 가고... 도대체가 내가 대단한 걸 바라나? 독재와 군벌의 엄혹한 시대를 온 몸으로 막아서 이룬 민주국가에서 이런 상식조차 기대할 수 없는게 한국의 교회이고 목사란 말인가. 교회가 망해가는게 아니라 이미 망한 것 같다. 일말의 희망이 사라지니 오히려 내 맘이 편하다. 거참.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예수님도 너무하시지 않나 싶다.


자꾸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게 맡기라는, 하나님의 뜻에 맡기자는 헛소리를 하는 크리스천들이여. 지금 교회가 그렇게 완벽하게 정치와 분리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그도 아니면 슬롯에 뛰어들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 오히려 시대의 조류에 맞춰 개별 교회와 목사 개인의 이익에 목메고 있지 않은가? 왜 광야에서 소리치는 사도 요한과 같은 목사는 보이지 않는가?

작가의 이전글이 지독한 불황 속에서 살아남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