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5화 후기

어릴 때 유난히 키가 작았던 나는

항상 남들만큼만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어릴 때 집이 가난했던 나는

항상 다른 아이들처럼 메이커 가방을 맸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커서도 여전히 가난했던 나는

옥탑이 아닌 거실 있는 집을 그토록 간절히 바래 왔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나서 깨달았다.

사람들은 종류만 다르지

저마다의 결핍을 끌어안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그 결핍의 종류가 다르듯

우리의 가치 역시 저마다 다르다.

화려함의 가치를 얻는 누군가는

모성애의 부족함을 끌어안고 울 것이고

성공이라는 가치에 목마른 누군가는

재능 없음을 끌어안고 울 것이고

평범한 가정이라는 가치에 목마른 누군가는

잃어버린 딸을 꿈 속에서 끌어안고 울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 모든 결핍은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나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기어이 살아내는 것은

어쩌면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단 한 사람,

작은 술자리, 평범한 밥상, 마주 앉은 테이블일 수도.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거대한 꿈을 좇다 지쳐

드라마 한 편에 이토록 울고 웃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게 누가 녹색 신호를 켜줄 것인가.

누가 내게 크로스할 왼쪽 팔을 내 줄 것인가.

누가 8인회의 한 자리를 내 줄 것인가.

그렇게 우리는 모두가

오늘도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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