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바카라감과 광야 사이에서, 다시 신을 생각하게 된 밤들
신앙은 언제나 나의 자부심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중고등부 회장을 도맡았고, 대학에 가서는 각종 선교단체 훈련 프로그램들을 훈장처럼 수료했다. 내 세계의 중심은 철저히 교회였고, 교회 이야기를 빼면 나를 설명할 말이 딱히 없을 정도였다.
그랬던 내가 도망치듯 사역을 그만두고 교회를 떠나왔을 때, 나를 덮친 것은 해방감이 아니라 지독한 죄바카라감이었다.
교회 밖의 삶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사역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곧 신을 실망시키는 일이라 믿었다. 헌신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없다는 설교를 수십 번도 넘게 들으며 자랐다. 주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벼락같은 두려움이 밀려왔다. 내가 혹시 지옥에 가는 건 아닐까. 사람들은 나를 두고 “그렇게 열심히 하는 척하더니 결국 시험에 들어 떨어져 나갔다”며 수군대지 않을까. 나는 스스로를 신앙에 실패한 낙오자라 낙인찍으며 매일 밤 깊은 자바카라의 늪으로 침잠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그곳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이상했다는 걸 하나씩 인정하게 됐다.
돌아보면 그곳은 늘 누군가의 희생 위로 굴러가던 공간이었다. “손해 보고 살자”는 번듯한 모토 아래, 묵묵한 희생은 언제나 청년들과 힘없는 성도들의 몫이었다. 대학생이던 나는 사역을 위해 전공 수업을 빼먹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절기 때면 헌금을 얼마 낼 것인지 미리 전화로 할당량을 조사하는 일도 벌어졌고, 전도 축제 날에는 실적을 채우지 못한 이들이 은근한 죄인 취급을 받았다. 목사님의 기분과 말 한마디가 곧 거스를 수 없는 정답처럼 굴러가던 아슬아슬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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