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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라는 그림자

by은파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세상이 지루하고 무거워진다. 눈앞의 모든 것이 회색빛으로 물들고 어떤 말도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한다. 그것이 권태다.


이탈리아 사상가 마키아벨리 Niccolò Machiavelli, 1469 生은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가난도 걱정도 병도 아니다. 그것은 생 生에 대한 권태다.”


가난은 벗어날 길이 있고 걱정은 나눌 사람이 있으며 병은 치유의 희망이 있다. 하지만 권태는 조용히 스며들어 삶의 모든 빛깔을 앗아간다. 바라보는 눈을 흐리게 하고 듣는 귀를 막고

움직이는 몸을 무겁게 만든다.


권태로운 마음은 평화를 가장한 무관심이고 무관심은 살아 있음의 반대말이다. 오늘을 사는 것 같지만 사실 하루하루 삶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권태 또한 마음의 신호일지

모른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다시 삶을 바라보라는 메시지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보자. 새벽 공기의 서늘함을 느끼고 차 한 잔의 온도를 음미하고 잊고 있던 나의 내면에 손을 내밀어보자.


권태는 그렇게 조금씩 물러난다.

마음이 다시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할 때 그때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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