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04)
새가 바닥을 향해 날아올랐다
하늘보다는 바닥이 더
끌어당기는 힘이 있을 거라고
머리를 부딪혀가며 솟아오르는
가혹한 나날들이
퇴행하지 않은 날개의 증거라고
아스팔트는 말했다
펄떡이는 광어처럼
새는 소스라치듯 무너졌다
광어는 바다라면 어떻느냐고
하늘이든 바닥이든
파도를 범람하지 못할 바에야
날갯짓은 무의미하다고
새는 바다를 향해 날아올랐다
빛이 부서지는 바다였다
사람들은 새가 먹이를 찾는 것이라고
영리한 재주를 가졌다고들 했다
바다를 향해 날아올랐지만
바닥을 향해 갈 수 없었다
날갯짓마다
새는 다시 수면 위로 돌아오고
끌어당기는 힘은
오히려 하늘에 있는 것만 같았다
아스팔트가 아지랑이를 사랑하는 동안에
새는 연기처럼 무너지고 싶었다
끌어당기는 힘은 바닥에 있지 않았다고
단단하리만치 뜨거운 너라서
신기루만큼 포기할 순 없어서
새는 바닥을 향해 날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