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도 설렘이 되는 시간을 마치며
퇴직 3년 차. 혼자 놀기에 고수가 된 나에게 슬금슬금 두려움이 다가왔다. 지나가는 설렘을 끄집어 댕겨 두려움을 떨궈버리려 쓰기 시작했던 글이 30회까지 왔다.
일주일에 한편씩 글을 쓰며 설렘이라는 화관을 쓰려 두 손을 벌리던 순간. 더위가 널뛰기를 하던 날인데도 오금을 저리게 하는 표정으로 두려움이 다시 내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안전하다고 소문난 배에 올라 글과 함께 여행 중이었는데 예기치 않은 풍랑을 만난 거다. 나는 거센 흔들림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머릿속이 하얘져 허둥댔다. 그때 자동차 모터처럼 떨리던 내 손을 꽉 붙잡아준 가족들. 나는 그들의 보호를 받으며 온라인카지노에 꼭 돌아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앱을 삭제했다. 그리고 노트북 전원을 껐다.
거센 파도가 힘을 다 쏟아내고 조용히 쉬던 날. 귀뚜라미 합창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히던 시간. 심한 흔들림에 멀미를 이겨내느라 말라비틀어진 내 가슴을 주름진 손가락이 애타게 두드렸다. 이제는 노트북을 켜고 모음 자음을 뭉쳐 광희스러운 문장을 써야 한다고. 그래야 소리 없이 빠져나간 온기가 채워질 거라고….
삭제했던 앱에 돌아오기까지 눈과 등은 의도적으로 다른 곳을 바라봤다. 하지만, 가슴과 손가락만큼은 온라인카지노 스토리를 맴돌았다. 그곳으로 가는 길목마다 내 글을 기다리는 얼굴도 보였다. 아니 그러리라는 내 간절함이 어두운 길을 환히 밝혔다. 특히 주인 없는 내 스토리에 댓글로 소식을 물어준 따뜻한 손길들이 자석처럼 나를 빨아 당겼다.
그렇게 나는 장기 결석생의 편지로 돌아왔다. 뱃살 공주 이름에 걸맞은 복부 상처 하나하나에 글을 새겨 넣었다. 붉은 흉터가 서서히 옅어졌다. 배꼽을 중심으로 꽃이 피어났다. 싱싱한 물이 오른 푸릇푸릇한 가지들도 뻗어 나갔다. 드디어 내 몸에 커다란 정원이 만들어졌다. 하얀색,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드디어 무지개 동산이 되었다.
이게 다 온기를 채워준 가족들과 온라인카지노 벗님들. 그리고 친구들 덕분이다. 두려움도 설렘이 되는 시간을 함께해 줘서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걸 남기고 싶다. 아직은 덜 여문 풋사과지만, 강한 햇빛과 바람에 더 여물어질 다음 글을 위해 건배를. 그리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