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스쳐가고, 마음은 머물고
늘 걷지만, 매번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들
내가 자주 걷는 길은
등나무 아래다.
잎이 무성할 땐 그늘이 짙고,
바람이 불 땐 그 소리가 나무가 아니라
마음 속에서 나는 것 같다.
어제도 걸었고, 오늘도 걷는다.
늘 같은 길인데,
마음은 매번 조금씩 다르다.
어떤 날은 눈을 감고 걸어도 좋을 만큼
익숙하고,
어떤 날은 처음 걷는 것처럼
모든 것이 낯설다.
등나무 아래를 지날 때면
꼭 마음을 내려놓는 느낌이 든다.
뭔가를 오래 들고 있었구나,
손이 저려오는 걸 보고서야 깨닫는다.
그 아래에서 나는
그냥 사람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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