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속의 장작들

삶을 열정적으로 불태우고 소진하는

by주단

누군가 아니라고 말하고, 그에 합당한 이유로 설득당하면, 아 아니구나, 정말 아니구나 하면서, 타인에게도 이건 아니야를 말하며 설득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렇게 살다 보니, 아닌 게 아닐 수도 있네 하는 순간들이 있고,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는 상황들도 무수히 맞닥뜨리며 살게 된다.

그러면서 정말 삶에 올바른 정답이란 게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 찾아온다.


누구는 무조건 열심히 내 몸 하나만 믿으며 살면 된다고 하고, 누구는 미련하게 열심히만 하지 말고, 요령껏 쉽게, 기회 봐가며, 몸으로만 살지 말고, 머리를 쓰며 인맥을 이용하며 살라고 한다.


누구는 열심히 땀 흘리고 죽어라 노력해도 그날그날 먹고살기 바쁜 와중에, 누구는 하루아침에 떼돈을 벌어 호의호식하며 사람을 발아래로 보고 살기도 하고, 누구는 이를 악물고 애쓰고 노력해도 다른 사람들 발치에서 발길질에 차이기 일쑤이기도 하다.


누구는 번득이는 지혜와 꾸준한 노력과 그에 합당한 대우로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 아름다이 살아가는 동안, 누구는 그 좋은 머리와 노력을 사람들의 꼼수와 야욕에 치이고 받치는 일에 허비하다가 허망한 나날을 보내기도 한다.


돈이 최고라고, 돈만이 이 세상이 돌아가는 유일한 이치이며 활력소라고, 돈 벌기에 혈안이 되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쩌다 자신이 평생 쓰기에 벅찬 돈을 벌고도, 돈이 다가 아니라고 돈은 행복을 가져다주는 온전한 요소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평생 넉넉히 쓸 만큼의 돈을 가져본 적 없으면서도, 돈에 얽매임 없이 유유자적하며 급하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아등바등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을 이용하며 그들의 노동력을 갈취하며 나름 때깔 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남의 것을 넘보고 빼앗아 내 것을 만들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어떤 극한의 빈곤 속에서도 남의 것은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철칙을 곧곧이 지켜내다가, 차라리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고, 세상은 무엇이든 경쟁과 싸움을 통해 쟁취해 내는 곳이므로, 내 능력으로 내 운으로 내게 찾아온 재물들은, 나와 내 가족과 내 후손들과만 나누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든 타인에게 손해와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나름의 철칙으로 스스로를 무장하고, 자신도 손해보지 않고 욕먹지 않고 살려 노력하지만, 또 다른 이해와 상황에 휩쓸려 욕먹고, 스스로 의도치 않은 악인이 되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만을 쫓아 살면서, 누가 욕하든 손가락질하든 타인은 전혀 개의치 않고, 나 잘난 맛에만 살아도, 솔직하고 당당하다며 좋은 평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법은 모두의 위에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법을 지키며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들 말하고 가르치고 있지만, 그 법에 통달한 법관들과 변호사들이나, 법을 하도 많이 어겨서 경찰서와 감옥을 들락거리며, 법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달은 정치인들이나 범죄자들은, 법이 모든 이치를 다 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구멍을 이용하여 만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의의 이치를 어기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재판에서 이길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으며, 누구나가 죄라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고도 법망을 피해 갈 수 있음을 배우고, 이를 적극 이용하고 살아가면서도, 자신들은 절대로 법을 어기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한다.


모두 맞는 말인 것 같다.

모두 아름다운 것 같다.

그리고 모두가 불쌍하고 가엽다.

모두 아프게 애태우며, 자신들의 삶을 열정적으로 불태우고 소진하는 모닥불 속의 장작들과도 같다.

작가의 이전글시험직전 간단 체크 - 공통수학 II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