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먹는 밥

밥 한 번 먹자

by지니샘

파도의 무서움을 모르는 이는 그저 즐겁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이쁠 뿐이다. 다리 하나가 사로잡혀 본 사람은 결코 예쁘게만 바라봐지지 않을 것이다. 감각에 질려 새파래지겠지.


해맑은 자로서 그렇지 않은 이와 밥 한 번 먹고 싶다. 앞에서 내가 만난 경이로움을 떠들지 않고 방해되지 않을만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듣고 보고 싶다. 나와 다른 이야기를.


밥을 먹는다는 건 폴폴 올라오는 김 앞에 배 채우는 행위만이 아니다. 꿈에서도 못 만나는 생각을 마주하고 들여오는 밥과 반대로 하나 둘씩 잡아 꺼내 내 표현을 밀어내는 일이다. 보이지않는 행위들이 얽히며 이루어지는 일. 나와 나 아닌 것들이 함께 공간을 메우는 일.


일어나기 전 부른 배만큼 우리 사이 관계가 불러지는 일이다. 밥 한 번 먹는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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