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강남 싸가지 번외 편 D-2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https://fishingproductfr.com/@6dad664f134d4c4/560
형의 전화는 어딘가 불편한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어제 잘 들어갔어?“
“네, 덕분에 잘 먹었어요.“
“그래, 다행이다.
근데...“
“네, 말씀하세요.”
돈 많은 형이 돈 빌려달라고 뜸 들이는 줄 알았다.
알고 지낸 지 5년 정도 되었는데, 이렇게 뜸 들이는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못 생겨도 시원시원하고 거칠 것 없는 상남자가 왜 이러실까.
“어제 내 여친 어땠어?”
“예쁘고 착하고 싹싹하던데요.“
차마 좋은 사람 같다는 말까진 나오지 않았다.
형과 어울려 보인다는 말도.
거짓말 잘 하지도 못하고, 하면 티 나는 스타일.
“그래?”
“네”
“나 얘 하고 결혼해도 되겠지?”
허허, 그걸 왜 나한테 물으심.
자기가 데리고 살 거면서 ㅎㅎㅎ
그러면서도 선뜻
“예”
라고 답이 나오지 않았다.
마음 같아선,
“어리고 예쁘고 착하고 싹싹한 데다,
온라인 게임까지 안정적인 곳에 다니는데 뭘 고민해요?
형 입장에선 봉 잡은 거 같은데.
무슨 빚이라도 있대요?“
라고 나와야 했는데, 선뜻 그렇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은 정작 못 하고,
되지도 않는 말로 뜸을 들이고 있는데,
오래 만난 사람끼리는 말 안 해도 통하는 게 있다더니,
“어, 나도 좋은데 고민이 좀 되어서.
결혼하는데 나한테 3천만 갚아 달라네.“
헉
이거였구나.
뭔가 이상한 느낌.
부자연스러운 조화.
엄청 애매하네. 3천.
3억이면 고민 없이 bye 인데.
근데, 대부업체에서 300 이야기하듯이,
여자애들 선수들도 3천 부른다던데.
오죽하면 3천만 땡겨줘
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 아닌가.
참 이거.
밥 먹으러 괜히 나갔네.
이런 숙제를 같이 풀자고 던지다니 쩝
“고민이다 야”
고민이 되시겠지요.
예쁘고 어리고 다 좋은데,
빚이 있는데 형 입장에선 사실 3천은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시원하게 갚아주고 아름답게 시작하던지,
아님 이게 첫 번째 요구고, 계속 요구 수위가 높아질 거니 여기서 접으셔야지요.
이미 생각은 빛의 속도로 scenario planning이 되며 case 별 대응 방안이 나왔지만,
대화에는 순서가 있는 법.
“어쩌다 그렇게 빚을 졌대요.
나이도 20대인데.“
“몰라, 자기 말로는 부모님이 아프셨다고 하는데,
들고 다니는 명품백이며 해외여행 다녀온 사진이나 그런 것 보면 아닌 것도 같고.
전에 스튜어디스 하는 여자애한테 한번 당해봐서 나도 조심스럽다 야. 얘는 착하고 예쁘고 다 좋은데 말야.“
‘원래 (몸매) 착하고 예쁘면 다 좋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 수컷들의 본능 아니겠소. 생존에 유리한 우성의 잘 생기고 예쁜 애들 낳아보겠다고 우리도 고생 많습니다.
근데, 그러다 잘못 엮이면 골로 간다는 걸 형님도 겪어봐서 아니까 고민하면서 남한테 물어보기까지 하는 것 아니겠음 둥~‘
(승무원 직업 비하하는 것 아닙니다. 착하고 좋으며 근검 절약하는 승무원 분들 많다는 것 압니다. 그냥 사치하는 분이 우연히 승무원이었다는 설정, 허구로 봐주세요. 보통 승무원 분들이 아름다우시지 않습니까.)
사귀는 거면 그냥 일단 만나보라고 얘기하겠지만,
결혼 적령기가 지난 당시 30대 중후반 선배에게 그렇게 말할 순 없었고, 보수적으로 말했다.
“만난 지 6개월 밖에 안 되었다면서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좀 더 지켜보면 어때요.
평생 같이 30년 혹은 그 이상 같이 살 건데, 6개월 더 만나보고 결정하면 안 되나요? “
“그렇긴 한데, 이 친구가 자긴 어렸을 때부터 빨리 결혼하는 게 꿈이었다고. 오빠 같은 남자 놓치기 싫어서 빨리 결혼하고 싶다네. 헤~“
으이그, 어리고 예쁜 친구에게 홀딱 빠져서 답정너 (답 정해놓은 너) 상태이면서 그럼 뭘 묻나.
“그렇게 좋으면 그냥 저질러요 그냥 ㅎ”
“아니, 그건 아니고”
나보고 어쩌라고.
“그래서 말인데, 너네 그룹사라며. 거기 계열사에 너 아는 사람 없어? 한번 알아봐 줘라.”
허이구, 내가 무슨 흥신소인가?
남의 뒷조사하게.
“결혼하면 섭섭하지 않게 선물 하나 제대로 할께.”
거기서 흔들렸다.
제길. 이 빌어먹을 자본주의.
실제로 이 형은 돈 많은 부잣집 아들답게 차를
자주 바꿨다.
한 번은 같이 골프 칠 때 내가 아반떼를 몰고 가니,
“야, 골프 치러 오면서 아반떼가 뭐냐 아반떼가
내 차 가져갈래?“
“뭔 소리예요. 형은 무슨 차 타려고요?
그리고 골프 내기하면 형이 맨날 지면서,
무슨 차 타령이에요. 골프만 잘하면 장땡이지.“
“그게 아니야 자식아.
무슨 차 타고 다니는지가 얼마나 중요한데.
안 그래도 차 바꿀 때 되어서 그런 거니까 내 차 괜찮으면 가져가.“
당시 형은 최신형 그랜져를 타고 다녔다.
그랜져는 나이 먹으니 뽀대가 덜 나서 제네시스로 가야겠다며 나에게 던진 말이었다.
이 놈의 물욕 (물건 욕심)은 없다가도,
광고를 계속 보거나, 이렇게 실물이 내 손에 잡힐 듯 하면 갑자기 무섭게 요동칠 때가 있다.
그날 이후로 길가에 그 그랜져만 보였다.
안돼, 안돼 하다가,
얼마에 넘길지 물어만 볼까
해서 물어보았다.
물론 중고 시세도 확인하고 나서.
공짜로 주기엔 좀 그렇고 1500에 가져가.
헐 5만도 안 뛰고 연식도 얼마 안 되었는데,
중고 가격 반도 안 되게 넘긴다고?
이런 경우 무조건 사기다.
그런데, 이 형은 대학 때부터 같은 과에서 봐 온 형이고, 익히 부잣집 아들인 것도 알고 있었고, 같이 주식 투자 하면서 자산의 빙산의 일각만 보고도 놀란 적이 있었다.
나 같은 놈에게서 돈 천만 원 단위로 사기 쳐서 돈 벌 생각하는 인간은 아니었다.
나의 ‘아방이’를,
(아반떼의 별칭. 때로 조롱의 언어로도 쓰인다. 그 오빠 아방이 몰고 온 거 있지 ㅋㅋㅋㅋㅋㅋ 겁나 폼 나더라 ㅎㅎㅎ - 뭐 이딴 식으로 흐)
처분하면 지금 갖고 있는 현금으로도 충분했다.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과 남는 장사.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꿈의 그랜져를 20대에 손에 넣어 신나게 달렸다. 확실히 아방이 시절에 막 끼어들던 녀석들이 조금이나마 덜 끼어드는 게 느껴졌다.
호텔이나 골프장에 갈 때도 아방이를 몰고 가면, 일하시는 분들이,
“이 쪽으로 오시면 안되요. 저~ 쪽으로 가세요.”
라고 많이들 그러셨는데,
그랜져를 타고 가면,
인사를 하고, 문을 열어주기도 했다.
사실 그랜져가 그런 급은 아닌데, 어린 놈이 나이에 맞지 않게 좋은 차 타고 다니니 부잣집 도련님인가 싶어 좀 더 대우해 주셨던 것 같다. 흙수저에서 신분 세탁하는 건가 쿠쿠
“한번 알아봐 주라.
회사 잘 다니는지, 혹시 이상한 애는 아닌지 정도만 알면 돼.“
자본주의와 친분에 고개 숙인 나.
‘죄는 아니니까’
전공자의 지식을 바탕으로, 합리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다음 날 먼저 그녀가 그 계열사에 있다는 걸,
그룹 직원 검색에서 확인을 했다.
다행히 있었다. 사진이 뭔가 뽀샵인지 설정샷인지 모르겠지만, 동그란 눈과 계란형 얼굴을 보니 한 눈에 그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내 그룹 메신저를 통해,
그 계열사의 그룹 공채 동기 K에게 연락을 했다.
“K야, 잘 지내지?”
“어, 잘 지내지.
넌 잘 지내?
무슨 일이야?“
(아래 글로 이어집니다.)
https://fishingproductfr.com/@6dad664f134d4c4/562
아래가 본편 1화부터 보실 수 있는 카지노 게임입니다.
https://fishingproductfr.com/magazine/loveingang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