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어른과
바카라임 없는 반려인에게

by도로미

여름을 시작하는 6월 초의 휴일.

늦은 아침, 뚱이와 함께 산바카라길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흐린 날씨에 바람도 적당히 불어, 걷기 좋은 날이었지요.


그런데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몇몇 어르신들이 정자에 앉아 계셨고,

그 앞을 지나던 뚱이가 길에서 배변을 했습니다.

저는 늘 하던 대로 배변봉투와 휴지를 꺼내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때 한 어르신이 큰 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아줌마! 여기 앞으로 개 데려오지 마세요!”

“왜요? 여긴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공원입니다.”

“개가 똥 싸잖아! 딴 데로 가시오!”


순간 너무 당황했습니다.

황급히 배변을 치우고 자리를 떴지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물론 그 어르신의 말씀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공원에는 여기저기 치워지지 않은 반려견 배변이 방치되어 있었고,

저 혼자 모든 걸 치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저조차도, 뚱이의 것만 처리했을 뿐 다른 아이들의 흔적은 지나쳐 왔습니다.


저는 오늘, 반려인으로서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반려인들에게도 조심스럽게 호소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그만큼 바카라임도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요?

반려동물은 가족이자 생명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길 위에는 처리되지 않은 배변이 남아 있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유행처럼 반려견을 입양하고 2년도 지나지 않아 유기합니다.

"귀여워서", "외로워서" 데려온 생명이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 버려진다는 사실에

저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물론 좋은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 아파트에는 유기견 다섯 마리를 입양해 가족으로 키우는 분도 계시고,

사업과 병행하며 구조한 아이들을 돌보는 분도 계십니다.

저는 그분들에 비하면 너무도 미약하고, 보잘것없는 한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작지만 저도 제 몫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처럼 불쾌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반려견과 산바카라할 땐, 그 아이가 남긴 흔적을 반드시 바카라임지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길 위의 생명들이 더 이상 혐오의 대상이 아닌

존중과 공존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오늘 저에게 무례하게 말씀하신 어르신께도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속상하시더라도, 배려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더 따뜻한 말로 전해주셨다면

서로에게 더 좋은 하루가 되지 않았을까요?


언젠가, 우리가 함께 웃으며 반려동물과 걷는 거리가

차별과 편견 없는 길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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