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가 마트에서 돌아왔을 때, 마렉은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가 마주한 건, 울퉁불퉁 푸른 혈관이 튀어나온 그의 다리였다. 그의 머리는 화장실 옆에 있었고 다리는 복도에 뻗어 있었다. 더운 날씨 때문에 그는 비교적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그녀는 그를 흔들어 깨우며 동시에 수화기를 들었다. 버튼을 누르려는데 어디로 전화를 걸어야 할지 기억나지 않았다. 998을 눌렀다가 그녀는 그게 소방서라는 걸 기억하고 종료 버튼을 눌렀다. 이내 그녀는 997을 눌렀다가 그 번호가 경찰로 연결되는 걸 기억해 냈고 경찰이 오는 게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레나는 수화기 번호를 가만히 노려봤다. 마치 번호가 스스로 버튼을 누르기라도 바라듯이. 이내 그녀는 112를 눌렀다.
"남편이, 남편이..."
"남편 분이 어떤 상황인가요?"
"모르겠어요. 모르겠어요..."
레나는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쓰러진 마렉의 몸 위에 손을 얹었다.
이게 마지막일까? 이게 정말 마지막이면 어쩌지? 이렇게 마지막이라니.... 이건 뭔가 잘못됐다.
"남편 분이 의식이 있나요?"
"모르겠어요."
레나는 마렉의 코에 조심스레 손가락을 대봤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독하게 더운 더위와 두려움, 긴장으로 그녀의 몸에 땀이 맺혔다. 그녀는 겨우 집주소를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레나는 쓰러진 마렉의 옆에 앉아 그녀가 뭘 더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때 수화기가 울렸다. 아가일 거였다. 이 시간에 그녀에게 전화를 걸 사람은 아가 밖에 없었으니까. 그녀는 수화기 버튼을 눌러 아가에게 마렉이 쓰러졌는데,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다고 울먹였다. 아가가 어떤 질문을 했는데, 레나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았다. 레나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했다.
"뭔가 이상해. 정말 이상해..."
그는 수화기를 귀에 대고 내내 중얼거렸다. 뭔가 정말 이상했다. 너무 더운 날씨도, 조용한 집안도... 미동도 없이 바닥에 누운 마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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