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조건에 좋은 지원자를 기대할 수 있을까?
10년이 넘는 은행원 생활을 마치고 이직 세계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거의 매해 헤드헌터로부터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헤드헌터로부터 오는 제안이라는 것이 거의 무차별적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이건 자랑할 꺼리도 아닙니다.
(처음에는 흥분했던 것도 사실임)
그러다보니 예전처럼 JD 관련 이메일을 받으면 마음이 들뜨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에 받은 오퍼들을 종합해서 보다가 한가지 궁금증? 혹은 의문점이 생겼는데, 바로 채용조건입니다.
전문직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단기계약직 공고가 대부분이더군요.
뭐 그럴수도 있습니다. 이게 헤드헌터의 잘못도 아니긴 하죠.
그런데 그 뒤에 따라오는 세부조건을 보고 '뜨악'하게 되었는데, '회계사, 세무사, CFA, FRM' 취득에, 최소 업무경험은 7~10년 이상인 사람 + 30대를 찾더군요.
'정규직 테이블로는 연봉을 맞춰줄 수 없어서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겁니다' 라는 헤드헌터+인사팀의 단골 멘트역시 들렸습니다.
'그래?'
이상한 오기가 생겨서 곧바로 '2장 이상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당황하더군요. ㅎㅎ

...
재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립니다.
특히 요즘에는 40대 초반에도 권고사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용형태나 연봉 조건이 매력적이지 않으면서 훌륭한 지원자를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보입니다.

뭐 채용하는 쪽에서는 '너 아니어도 줄을 섰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당신들이 원하는 기대치를 충족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답할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그동안 연봉 하나만을 바라보고 이직을 한 적은 없었지만, 연봉 때문에 이직제안을 거절했던 적은 있었던 듯 합니다. (연봉을 그야말로 후려친 경우)
조건만 보고 이직을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말도 안되는 조건의 포지션에 지원하는 것 또한 자신의 가치를 갉아먹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인터뷰 당시 많이 쓰던 연봉협상 멘트로 마무리 합니다.
"항상 제 연봉의 10배 이상을 회사에 돌려준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제까지 거쳐갔던 회사들 모두에서 그 이상의 기여를 했습니다. 저에게 1억을 제시하면 회사는 10억을, 2억을 제시하면 회사는 20억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겁니다." (나)
"카드 캐쉬백 같은 건가요?" (모 임원의 말)
"유효기간이 없는 캐쉬백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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