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망이세요』

부연정 청소년소설

by안서조

가끔 청소년 문학을 읽는다. 영혼을 정화하기에 적당하다. 제목 ‘피망이세요’를 보고 청소년 사이에 유행하는 비속어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온라인으로 중고 물품 거래하는 앱의 명칭이었다. 요즘 중고 거래하는 ‘당근’이라는 앱을 비유한 것 같다.


주인공 시온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다. 남녀 공학 학교에 다닌다. 학기 초 어느 날 전학생이 온다. 그의 이름은 백준서, 아이돌 그룹같이 잘생긴 얼굴에 키도 훤칠하다. 특이한 점은 화살을 항상 들고 다닌다. 그이유를 친구들이 묻자, 양궁선수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은 저승사자다. 저승에서 9급 공무원으로 저승에 오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떠도는 영혼들을 저승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


시온은 초등학교부터 단짝 친구 가영과 같이 앉는다. 시온은 어렸을 때부터 이상한 능력이 생겼다. 사람 몸에서 검은 그림자가 보이는 것이다. 가영이와 단짝이 된 것도 시온이가 이상한 그림자가 보인다고 하면 친구들이 놀리고 따돌림을 받는 것을 보호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영이 며칠이나 결석이다. 그래서 가영의 집에 갔는데 가영은 없고 가영의 엄마가 중고 거울을 ‘피망’에 무료 나눔에 내놨는데 모임에 가는 시간이 다 돼서 시온에게 부탁하고 간다. 그때 ‘피망이세요’ 하면서 나타난 사람은 오늘 전학 온 준서였다.

무거운 거울을 준서에게 주고 가려는데 준서가 갑자기 걸어서 간다. 따라가다가 거울이 무거워서 떨어져 깨지고 아파트 옥상에 보니 친구 가영이 모습이 보였다. 시온은 가영이 투신하려고 하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느껴서 옥상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가영에게 말을 걸면서 내려오라고 한다. 가영은 평소와 다르게 자기가 못생겼다며 더 이상 살 필요가 없다고 하며 뛰어내리는 순간 준서가 나타나 가영을 옥상 바닥에 끌어 내리고 시온은 가영의 몸에서 검은 그림자를 본다. 그리고 그 검은 그림자를 잡아 가영의 몸에서 떼어낸다. 그것은 가영의 또래 영혼이었다. 자기가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아서 죽었는데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렇게 떠돌고 있다며 하소연한다. 가영은 그 영혼을 위로해 주고 준서는 그 영혼을 저승으로 보낸다.


시온은 준서와 서로 특별한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이후 여러 영혼을 붙잡아 저승으로 보낸다. 시온과 준서가 다니는 학교에 이런 영혼들이 많이 나타난다. 준서는 그 이유가 힘센 악귀가 이 학교에서 힘 약한 영혼들을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몸에 들어가고 그 사람을 못살게 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악귀를 찾기 위해 저승에 악귀가 보이는 거울을 가지러 간다.


시온은 준서가 며칠째 결석하고 학교에 오지 않아 이제는 저승에서 그냥 살기로 했나 하는 데, 어느 날 독서실 당번이 되고 바카라을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는데 앞에 앉는 석진이가 도와주기로 한다. 그날따라 도서관에 사서 선생님도 없고 도서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석진이가 진짜 모습을 나타내면 악귀로 변한다. 악귀에게 목을 졸리고 위험한 순간 준서가 거울을 들고 나타난다. 둘은 악귀와 싸우고 겨우 악귀를 퇴치해서 저승으로 보낸다.


작가는 이 바카라을 재미있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자기도 유튜브가 보고 싶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바카라을 끝까지 보게 만들 청소년 소설을 만들기 위해 첫 장을 펼치면 마지막 장까지 한 번에 후루룩, 읽을 수 있는 바카라을 내놓고 싶었다고 한다.


간간이 요즘 고등학생들의 학교생활 모습을 그렸다. 청소년들의 고민, 진학, 친구 문제, 왕따, 학교폭력 같은 이야기를 읽고 요즘 고등학생들의 생활을 조금 이해했다.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희망대로 펼쳐서 후루룩 끝까지 한숨에 읽었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어른들은 자식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면, 정해진 공식처럼 사춘기란 단어를 올리곤 한다.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사춘기의 반항으로 치부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원래 그래, 금방 지나갈 거야, 라고 하면서.

그래서 사춘기라는 단어 속에는 청소년들의 불안과 걱정, 고민, 분노, 두려움 같은 것들이 뭉뚱그려져 있다. 그것은 마치 스크레치와 같았다. 겉은 온통 검은색으로 똑같아 보이지만, 날카로운 송곳으로 살살 긁다 보면 그 아래 각기 다른 그림이 숨어 있는 스크래치.

언젠가 직업을 가지고, 월급을 받아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게 될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자신이 삶에 온전한 바카라임을 지는 것.


바카라 소개

『피망이세요』 부연정 지음. 2023.11.06. (주)자음과모음. 207쪽. 14,000원.

부연정. 부산에서 태어나 슬롯복지사로 활동했다. 『소리를 삼킨 소년』으로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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