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방식과 개념에 대하여
사랑은 늘 따뜻한 것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채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랑을 할수록 더 외로워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함께 있지만 같이 있지 않는 그 느낌
뭐랄까~~
나란히 놓여 있지만 한 번도 같은 시간을 가리킨 적
없는 두 개의 시곗바늘처럼.
우리는 분명 함께 있었지만, 같은 순간을 살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자주 혼자인 기분이 들었다.
상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고,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는 날들.
그때의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사랑을 통해 나의 결핍을 확인하고 있었다.
사랑받고 싶어서 시작한 관계는
결국 나를 더 작게 만들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사랑을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만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마음이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친구의 집에 갔다가 돌아오던 길이었는데
술 한잔을 하다 보니 슬픈 마음을 달랠 길 없었다
낙성대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 한쌍의 연인들이
서로를 정말 떨어지면 못 살 것같이 안고 있었다
그때 그 순간을 보면서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하찮고 가을바람에 이미 떨어져 누렇게 뜬 낙엽 같다는 생각에 아무 데나 눕고 싶었다
사방을 둘러보니 누울만한 곳이 없어 억지로 전철을 기다리면서 타고 집까지 왔던 기억도 있다
그렇게 그런 시간들을 지나 조용해진 시간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왜 그렇게 누군가의 말에 쉽게 무너졌는지,
왜 그렇게 인정받고 싶었는지.
돌아보니
나는 한 번도 나를 충분히 안아준 적이 없었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받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나를 이해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몰랐다.
부족한 모습까지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덜 흔들리게 된다.
이제는 안다.
사랑은 나를 잃어가며 붙잡아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
나를 지켜내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이전보다 천천히 사랑하려 한다. 그리고 나를
존중하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사랑~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먼저 나를 놓치지 않는 연습부터 하면서.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마음으로.
사랑은 여전히 어렵지만,
적어도 이제는
나를 잃지 않는 방향으로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