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아니면 그냥 병 (feat 몰래 아픈 언니)

나만의 단어사전

by심풀

★ 병

☆ 사전적 정의

1.생물체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육체적, 정신적 이상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게 되는 현상

2.깊이 뿌리박힌 잘못이나 결점

3.기계나 기구 따위의 고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심풀의 정의

1.했던 말 또하고 안 한줄 알고 또하는 현상

2.수십년 전 이야기를 어제 일처럼 불러와 후회, 원망하고 오늘까지 망쳐버리는 못난 짓

3.옆집에 동네사람에게까지 일일이 참견하고 속속들이 알고 싶어하는 끝없는 오지랖

☆ 심풀의 이야기

농사철, 논밭사잇길을 걸으라치면 평생 농사꾼 엄마는 보이는 데마다 참견을 하신다.

"아유! 아직 캘 때가 안 되었어."

하시거나

"워메! 농사 잘 지었구만"

묻지도 않은 말을 하시면서 훈수를 두는 것이다.

그 모습이 탐탁치 않아도 하는 수 없다.

퍙생 살아오신 대로 사실 뿐이니 뭐라 탓하기도 어정쩡한 일이니까.

칭찬이나 덕담인 경우에는 덜 민망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세상이 변하여 해마다 새로운 병충해를 입는 지라 농삿일도 매년 새롭다.

그런 와중에 케케묵은 잔소리를 어느 누가 반겨들을까.

절로 눈치가 보이는 심사인 줄 엄마 당신은 영영 모를 것이다.

삶도 농삿일도 그때그때 시절에 맞는 지혜가 필요하다.

엄마는 물어보지도 않는 일까지 주절주절 늘어놓길 즐기신다.

시시콜콜 우리집 숟가락 갯수를 알고 있을 것 같다.

(도시에선 상상할 수 없는 문화충격일 수 있다)

웬 참견에 오지랖이냐 하면서 줄행랑을 놓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평생 시골 사람답게 정이 많다보니 원하든 원치 않든 이야기가 끝임없이 흘러나오다 보면 그리 되는 모양이다.

참으로 사람 좋아하는 엄마시다.

만나면 여지없이,하릴 없이 꼬리를 물고 나올 게다.

인정많고 다정한 분이시라 우물쭈물 거절하지도 못하고 말을 끊어내지도 못한 채 길바닥에서라도 붙잡고 기나긴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지는 것이다.


KakaoTalk_20260106_071524501.jpg?type=w773돌탑☆


★ 암

☆ 사전적 정의

1.생체 조직 내에서 무제한으로 증식하는 미분화 세포로 구성되어 악성 종양으로 형성하는 병

2.큰 장애나 고치기 어려운 나쁜 폐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심풀의 정의

1.그저 남일 일땐 무서운 줄 모르는 어리석은 마음의 혹

2.돌아돌아 가까이 다가 온 줄 뒤늦게 아는 날벼락같은 고통의 언어

3.섬뜩하여 무조건 피하고 싶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집안마다 아픈 사연있는 가까운 병의 이름

☆ 심풀의 이야기

얼마전 언니가 일년에 한번 정기 검진 결과를 들었다.

"막내야, 검진 결과 모두 괜찮다고 하니 염려마라"

지난해 채근에 채근을 하여 겨우 알아낸 언니의 암.

정기 검진결과에 마음을 은근슬쩍 졸이고 있었다.

언니의 밝은 목소리에 실려온 반갑고도 반가운 검사결과였다.

"언니야, 한 시름 놓았지? 이제 마음 편히 지내"

병원에 들어서면 괜시리 주눅이 들고 만다는 언니였다.

검사를 받고 나서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 동안 얼마나 마음이 싱숭생숭하였겠는가.

케묻지 않아도 언니의 속내가 손금처럼 빤히 보였다.

"그래, 너도 맘 편히 지내라"

KakaoTalk_20260106_071451501.jpg?type=w773거북이도 얼어서☆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대도 암이 무서운 줄 몰랐었다.

언니가 암에 걸리지 전에는.

아니 언니가 몰래 암치료를 받은 사실을 알기 전에는 말이다.

언니가 암환자가 되고나니 숱한 병이 단숨에 둘로 나누었다.

암 그외는 그냥 병으로.

이제 누가 아프다면 암이 아니면 괜찮겠지하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것이다.


앞으로도 검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5년이 지나야 비로소 안정적이라고들 하던데.

하긴 5년이 지나도 암을 겪고 나니 언니의 건강을 소홀히 여길 순 없으리라.

진심에 진심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인생은 더 풍요롭고 즐겁다.


-아리스토 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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