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에서』 자작시를 짓고

일요시

by심풀


버스 정류장에서






2분이면 도착한다던 버스가


코 앞에서 멈칫하더니


그대로 달아나는 거야


놀라서 버스 꽁무니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 머뭇거렸어


빵! 빵!


두 번의 경적을 비밀의 언어처럼 울려주었지


미안하다는 소리인지, 고장이 났다는 소리인지


도대체 알 수 가 없어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였어


그 자리에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하였지


우물쭈물 하면서 그대로 서 있는데


어느새 같은 번호의 버스가 거짓말처럼


발 앞에 다가와 그대로 멈췄어


눈물 뒤에는 웃음이


웃음 뒤에는 눈물이 숨어있었지


놓쳐버렸지만 놓친 것이 없었고


지나간 것이었지만 지나가지 않았던 거야


어차피 다르나 같은 버스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없는 우리의 삶


흐르지 않는 것처럼 흘러만 가는데




5 퍼센트, 자작시☆




'배차 간격'


엄연히 시간을 달리하여 버스는 하루종일 운행을 하지요.

그날따라 무슨 일인지 두대의 버스가 아이들 장난질처럼 나란히 달려왔던 거예요.

첫 버스는 고장이 난 것일까 의심을 불러왔고요.

어쩌다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지금도 휙 지나가버렸던 첫 버스의 이유를 제대로 알지는 못하고 있어요.

따져 물어서 무엇할까 싶었거든요.

바짝 뒤따라온 버스가 얼핏 황당하게 보였어요.

하지만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겠지하면서 너그럽게 넘겨보았어요.


앞 버스의 사정을 친절하게 말해줄 리도 없었고요.

따져 물어서 무엇할까싶기도 하였어요.

고작 1~2분 차이로 도착한 두번째 버스였어요.

첫 번째 버스와 배차 간격 자체를 지키지 않은 셈이었던 거예요.

그것부터 벌써 평범치 않은 전개였고요.





SE-00cd2129-5bc7-48ac-9605-408be14d0a8f.jpg?type=w773버스 사진☆




운행 시간표를 떡하니 붙여놓고 믿으며 살아가는 요즘 시골 풍경이에요.

그 믿음을 저버리고 두 대의 버스가 줄지어 달려 오다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거든요.

좀처럼 눈앞에서 볼 수 없는 풍경에 의아심도 불쑥 찾아들기도 하였습니다.

기존의 배차간격 자체를 아예 무시한 버스 두대의 출연.

손해를 보았다는 사람 자체도 없었던 노릇이었고요.

평소 10여분 간격으로 운행되던 버스의 작은 일탈이었어요.


하긴 두번째 버스가 뒤따라 나타난 것보다 첫번째 버스가 눈앞에서 휙 지나쳐 갈 때, 어찌나 놀랐는지 몰라요.

'뭐야? 저런 버스가 다 있어?'

버스 정류장에 멈추지 않고 냅다 달려가면서도 두번의 경적을 울려주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인지 어리둥절하였어요.

사람살이, 기계처럼 정확할 수도 없고 가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어요.

이번 일처럼 예상밖의 놀랍거나 황당한 일을 겪을 수도 있고요.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수 있는 일이라도 그 순간은 엄청난 감정변화를 맞게 될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벌컥 화를 낸다든지, 아니면 당황해서 진땀을 흘린다든지 어떤 방식이든지 말이에요.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 허둥대다 보니 두번째 버스가 나타나버렸지만요)

아무런 해답이 없었던 게 바로 해답으로 가는 지름길은 아니었을까.

적극적으로 현실의 문제거리를 헤쳐나가야 할 경우도 있겠지만 가만히 지켜 보는 자세도 그만큼 중요한 삶의 방식일 듯 해요.


우리의 감정은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하늘로 붕 날아갈 수도 있고, 땅 밑으로 쿡 쑤셔박힐 수 도 있지요.

아기들이 웃다가 우는 것처럼, 아니면 울다가 웃는 것처럼 감정의 변화는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었어요.

웃음 뒤편에 남모르는 아픔이 도사릴 수 있고 눈물 끝에 피식 웃음을 머금을 수도 있는 것인가봐요.

진심에 진심으로.


유키 구라모토와 박보검의 피아노 연주로 'Romance'를 올려보아요.

대학시절부터 듣고 또 들었던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곡.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아름다운 선율은 바래지지 않아요.

두 사람의 고운 하모니로 일요일 아침을 찬란하게 맞이하길 바래요.

진심에 진심으로.

https://youtu.be/VHFaL78Vs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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