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풀의 시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마른풀의 시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풀잎이 부서져 노래한다 한때는 초록이었고 지금은 바람의 악보가 되었다 햇살이 닿으면 금빛 먼지가 되어 흩어지고 어둠이 내리면 그 잔향이 별빛에 스민다 누가 그들의 시를 읽을까 잎맥마다 남은 주름 속에 한 계절의 숨결이 눕는다 삶이란 결국 바람 앞에 서는 풀의 자세 쓰러지며 피고 사라지며 남는다 ㅡ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