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슬픔

발

by송영희



미세한 흔적 그 어디쯤

팽팽함이 오랫동안 머물 줄 알았다

면역력이 약해진 시간 속에

자꾸만 기울어지는 발

가을은 늙어가고

주름은 겨울로 향해가는데

절뚝이는 두 발에 절박한 순간들이

숨어있었다



어깨가 기울어지면

같이 기울어지는 발

진창길

자갈길

모래밭 길

오랫동안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출구를 찾아 헤맸고

곁길로 샐 수 없는 그는

긴 거리를 저장하고 입을 닫았다


몸의 가장 끝에서

있는지 없는지 천대받는 발

안타까움에 손길을 주어도

흔들림 없는 슬픔을 본다


등 뒤로 떨어지는 태양의 그림자는

발의 지문을 해독하며

안부를 물었고

내가 뛰든 걷든 넘어져도

도착점은 늘 현관 입구



부은 발은

오후와 맞닿아 있고

시작과 마무리는 현관에 있었다

날마다 길에 새겨지는 발의 낙관으로

남아 있는 생이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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