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틈 사이로 햇살이 고개를 내밀면
또각또각 도마 소리는
베갯속으로 스며들었다
뭉개지는 빛들로
목이 메어 갈증을 느낄 때
잠에서 깨고
그늘을 걷어낸 햇살에
발가락이 꼼지락거렸다
느낌표 없는 삶들이 꿈틀거릴 때마다
입술로 빠져나간 헛된 질문에
슬픔이 고여왔다
늘 가지런하게
늘 반듯하게
후미진 길을 밝히는 어머니의 손
도매 위에 움푹 파인 자리는
자식을 위한 고해성사의 눈물이었다
봄이 도착되지 않은 어느 밤
허공에 작은 매듭 하나 남기지 않고
공중으로 사라진 도마 소리
통증은 오래가시지 않았다
이제는 뒷이야기를 기록할 여백이 없고
부엌 후미진 곳에 서 있는 도마
몇 겹의 고요가 깔려있고
깨진 창으로 들어온 달빛 한 줌
다시 보니
휘어진
어머니의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