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한 장

12월의 끝자락

by송영희



첫 장을 뜯어 낸 지가 엊그제인데

가지에 매달린 홍시처럼

남아 있는 달력 한 장



무심한 시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상을 다독이고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순리를 남기운 채

한 해의 끝에 앉아 있다



배달해 주지 않아도 맞이해야 하는 숫자 앞에

동행이란 이름으로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



수많은 날은 어디로 갔을까

남아 있는 며칠의 날을 주워 들고

까닭 모를 서글픔이 사방으로 번진다



서성이다 지나간 날들이 허물어진 돌담을 쌓고

한해 잘 보냈노라

밤새 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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