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음은 설명서 없이 출고되었다

푸름이와 쉼표 사이를 지나간 어느 새벽의 대화

by쉼표 JEONGSEON


새벽이었다.


정확히 몇 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이 잠들어 있던 시간이라는 건 분명했다.


사람들의 말소리도, 자동차 소리도, 공장의 재봉틀 소리도 멈춘 시간.
오직 마음만 깨어 있던 시간이었다.


쉼표는 그 새벽,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의 언어로는
눈에 보이는 세계를 다 기록 못 할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그렇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하며 살아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감정은 설명하지 못한 채 지나간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 더 깊은 그리움이 있고,
괜찮다는 말 뒤에는 오래된 무너짐이 숨어 있고,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외로움 하나쯤 품고 살아간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에는
설명서가 없다.


오늘도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출근했고,
누군가는 웃으며 커피를 건넸고,
누군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실은 전혀 괜찮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음은 원래 그런 것이다.

설명 없이 출고되고,
이유 없이 흔들리고,
예고 없이 무너진다.


그런데도 사람은 또 살아낸다.


쉼표는 긴 시간을 현장에서 살았다.


기계 소리 속에서 사람을 봤고,
납기와 숫자 사이에서 마음을 읽어야 했다.


수백 명이 움직이는 공장은
결국 사람의 감정으로 돌아간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월급 때문에 버티고,
누군가는 가족 때문에 참고,
누군가는 꿈 하나 붙잡고
오늘 하루를 겨우 넘긴다.


겉으로는 작업복을 입고 있지만
사실은 모두 저마다의 인생을 입고 현장에 선다.


그래서 쉼표는 안다.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겉으로 강해 보여도
속은 이미 수천 번 무너진 사람일 수 있고,


말이 없는 사람일수록
혼자 오래 울어본 사람일 수 있다는 걸.


그 새벽, 쉼표는 생객했다.


“눈을 감아야 보이는 세계가 존재 한다는 걸.”

한 참을 멍하니 바카라상 앞에 앉아 있었다.


우리는 늘 눈으로 확인하려 한다.


증명하려 하고, 계산하려 하고, 결과를 요구한다.


하지만 인생에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믿음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고,
버티는 힘도 그렇다.


보이지 않는데도 존재하는 것들.


어쩌면 사람은
그 보이지 않는 것들 덕분에
끝내 다시 일어서는 건지도 모른다.


쉼표는 믿음으로 선언 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가 된다고."


살면서 수없이 흔들렸지만
끝내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도
어쩌면 그 보이지 않았던 그 힘 때문이었다.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길고,
사람의 계절은 자주 바뀐다.


오늘 무너진 사람도
내일은 다시 웃을 수 있고,


오늘 길을 잃은 사람도
언젠가는 자기 방향을 다시 찾는다.


그러니 지금 조금 늦어도 괜찮다.


조금 흔들려도 괜찮다.


설명되지 않는 마음 하나쯤 품고 살아도 괜찮다.


원래 사람은
설명서 없이 출고되는 존재니까.


다만 중요한 건 하나다.


그 마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새벽마다 다시 자신을 붙잡고,
무너진 자리에서도 다시 일어나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조용히 자기 자신에게 말해주는 것.


쉼표는 오늘도 그렇게 살아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믿으며.


설명되지 않는 마음을 안고.


그리고 여전히,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다 보면
거창한 위로보다
따뜻한 한 끼가 사람을 살릴 때가 있다.

쉼표가 마음 한편 아껴두고 있는 공간,
‘엄마의 장독대’를 조용히 소개합니다.”

엄마의 장독대 보러가기


쉼표 인장 -ChatGPT Image 2026년 5월 21일 오전 04_39_42.png오늘도 마음 끝에 조용한 쉼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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