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앰뷸런스 한 개, 나는 알람 다섯 개

잠에서 깨는 건 몸인데, 일어나는 건 마음이었다

by쉼표JEONGSEON


아침마다 알람이 울린다.


한 번으로 끝나는 날은 거의 없다.


6시 10분.
6시 15분.
6시 20분.
6시 30분.
그리고 마지막 최후통첩 같은 6시 40분.


나는 늘 다섯 개의 알람을 맞춰둔다.


혹시라도 무너질까 봐.
혹시라도 오늘 하루를 감당하지 못할까 봐.


그런데 너는 참 신기하다.


알람 한 번 울리면 바로 일어난다.


마치 앰뷸런스 사이렌 한 번에
도시 전체가 길을 터주듯,
너의 몸과 정신은 동시에 움직인다.


나는 아직 침대 위에 누워 있는데,
너는 이미 세수를 끝내고
커피까지 마시고 있다.


가끔은 그런 네가 부럽다.


어떻게 저렇게 망설임 없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까.


나는 눈을 뜨는 순간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오늘 해야 할 일.
만나야 할 사람.
버텨야 할 표정들.
괜찮은 척해야 하는 순간들.


그래서인지
알람은 나를 깨우는 소리가 아니라,
현실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예전에는 그런 내가 참 답답했다.


왜 이렇게 쉽게 지치는 걸까.
왜 나는 시작부터 에너지가 부족할까.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알람을 다섯 번 맞춘다는 건
게으른 게 아니라,
그만큼 애써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는 뜻 아닐까.


누군가는 한 번에 일어나고,
누군가는 다섯 번 흔들린 끝에 겨우 일어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몇 번을 울렸느냐가 아니다.


결국 오늘도 다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늘 부지런한 사람을 칭찬하지만,
나는 안다.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세운 사람들 속에도
아무도 모르는 치열함이 있다는 걸.


오늘도 나는
다섯 번째 알람 끝에 겨우 눈을 떴다.


그리고 또 하루를 살아내러 간다.


조금 늦고, 조금 비틀거려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라고 믿으면서.


“늦게 일어난 하루에도
누군가의 최선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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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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