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걸이 시계는 한없이 똑같은 지점을 지나고 또 지나간다 새롭지 않은 늘 같은 자리를 똑같은 간격으로 한 발짝씩 그러다가 힘이 떨어져서 천천히 느려지면 메꾸어지지 않는 간격을 감당치 못해 멈추어 서 버린다 포기해 버린다 어차피 정해진 시간을 따라잡을 수 없는 운명임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 긴 반복적인 지루한 릴레이는 그만하고 싶다 쉬고 싶다 계속 멈춰있고 싶다 아무도 손대지 말아 줘 나 좀 가만히 내버려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