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건축 (왕궁편)-4화

유럽의 얼굴을 닮고 싶은 오스만 제국의 궁, 돌마바흐체 궁

by향지소피아




1. 닫힌 궁전에서 열린 궁전으로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 유럽 쪽 해안, 오늘의 베식타슈 지구에 서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은 오스만 제국이 스스로의 권력 형식을 바꾸어 보여 준 19세기 궁전이다. 이 궁전은 술탄 압둘메지트 1세의 명으로 1843년에 착공되어 1856년 무렵 완공되었으며, 이후 오스만 제국의 새로운 중심 궁전으로 기능했다. 전통적인 오스만 궁전 질서를 대표하던 톱카프가 제국 내부의 통치와 거리 두기의 공간이었다면, 돌마바흐체는 유럽 열강을 의식하며 제국의 위엄을 외부에 과시하기 위해 세워진 궁전이었다.


2. 톱카프에서 돌마바흐체로


톱카프 궁전은 넓은 중정과 문들을 차례로 통과하며 권력의 중심으로 접근하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권력은 깊숙이 숨어 있었고,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거리와 위계를 지나야 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선 오스만 제국은 더 이상 그런 방식만으로 자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유럽은 군사적으로 앞서 있었고, 외교의 언어도 달라지고 있었다. 개혁과 근대화를 추진하던 탄지마트 시대의 분위기 속에서, 제국은 스스로를 ‘낡은 동방 제국’이 아니라 ‘현대 국가’로 보이게 해야 했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바로 그 요구 속에서 탄생했다.

술탄 압둘메지트 1세가 새로운 궁전을 원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세적 구조를 오래 간직한 톱카프는 더 이상 유럽 군주들의 궁정과 견줄 만한 무대가 아니었다. 새 궁전은 황실의 거처이자 행정 공간이면서, 동시에 외국 사절과 군주를 맞이하는 제국의 표정이어야 했다. 즉 돌마바흐체는 단순히 더 화려한 궁전이 아니라, 오스만 제국이 세계 앞에서 자신을 다시 연출하기 위해 선택한 건축적 선언이었다.


3. 메워진 바다 위에 세운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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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박사과정에서 미학을 전공했으며, 소설쓰는 작가입니다. 아이들과 독서 논술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여, 세계여행관련 글을지속적으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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