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담다.

빛과 커튼

by곱슬머리 태야

부산에 내려와 공연과 그림을 보러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처음에는 조금 어설펐는데

사람 사는 곳 찾으면 다 찾게 되는 법!!!~


며칠 전 신문을 보다 잘 알지는 못한 작가였지만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이 나의 마음을

매료시켜 휴일에 시간을 내어 낯선 길이지만 혼자 찾아가 보았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Alice Dalton Brown)이라는 미국 국적의 추상화 작가로 회고전이 열리는

전시였다. 1961년 초기부터 2025년 신작까지 대표 원화 약 100점과 드로잉 및 소품 4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였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에서 열리는 회고전은 작가의 예술 세계와 스타일의

변화를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전시라고 소개되어 있어 더욱 구미가 당겼다.


무엇보다 나는 미술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그림을 보면서 작가가 표현해 내는 색감과 담고자 하는

그 무엇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작가의 그림을 보며 나만의

느낌과 드는 생각을 꽤나 스스로에게 흥미로워한다. 그것이 나만의 그림 감상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회에서 나를 가장 사로잡은 작품들은 바람에 부드럽게 흐르는 커튼의 움직임이었다.

몇 해 전 나는 선배와 함께 베트남 다당의 어느 리조트에서 한 주 정도 머무른 적 있었다.

우리의 여행 일정은 빡빡한 일정보다는 그냥 리조트에서 유유자적 쉬다가 엉덩이가 한번 들썩거리고 싶을 땐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차를 타고 시내 구경을 가거나 가고 싶은 지역을 찾아가 본다거나 한 여행이었는데

하루는 리조트에서 쉬면서 내 침실 조금 옆이 바다를 낀 수영장이었는데 테라스 문을 열어 놓고 투명한 커튼을 치고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며 바카라을 보고 있었는데 문득 테라스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여 눈길을

돌렸는데 시폰형 커튼이 바람에 살랑이며 춤을 추는 모습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부드러움이

흘러내리는 그 모습의 커튼 움직임이 좋았다. 그때 그 느낌을 똑같이 재현해 낸 듯한 이 작품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올 뿐 아니라 그림으로 인해 마음에 평화를 얻었다고나 할까.....

내가 본 그 아름다움을 작가님도 똑같이 느꼈다고 생각하니 동질감까지....



나는 다양한 패브릭 종류와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천으로 인테리어의 느낌을 줄 때도

있고, 공간의 변화 주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천을 이용한 인테리어 변화가 가장 가성비 갑이라는 지금까지

내 결론이다.


작품이야기가 삼천포로 흘러갔다. 다시 그림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번 작품은 스며드는 빛, 물결, 커튼을 소재로 일상 속 장면과 어우러져 고요한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작가의 작품들이 나를 작품 앞에 오래 서 있게 했다.


그중 마음에 들었던 몇 작품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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