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지나간 숲에서.....
비가 지나간 숲에는
아무도 모르는 향기가 피어난다.
젖은 나뭇잎마다
영롱한 빛 하나씩 매달리고
바람은 저 밑 깊은 숨결을 가져간다
나는 그 길을 천천히 걷는다
젖은 흙의 숨결을 밟지 않으려
풀잎 하나에도
조심스레 살포시.....
싱그러운 초록빛 사이로 누군가 거닐고 있다
초록빛 긴 망토에 긴 머리카락은 빛으로 반짝이는 빗방울
손끝에는 여린 잎을 피워내며
아무 말 없이 웃는
숲의 정령
그녀가 마음으로 들어와 속삭인다
"비가 와야 숲이 향기를 기억하듯
사람도 가끔은 마음이 젖어야
자기 빛을 찾는단다."
말없이
한참 동안
그 초록빛 눈을 올려다보았다
비 개인 푸른 하늘의 구름 한 조각이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와 살포시 앉았다
가만히 가만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비 온 뒤 숲은
더 짙은 초록으로 가며
숲의 정령은 말한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기서
맑아지는 것을 배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