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네 분 어머니
박 노 빈
Ⅰ
한여름 새벽에 일어났다
어머니가 파를 써는 도마 소리
수수팥단지를 꼭 해달라고 다짐을 놓으면
여덟 마지기 궁한 살림에도
금방 쉬어 터질 그 떡을 생일이면 꼭 차려주셨다
무르팍이 성할 날 없는 아들을 위해
고향에서도 이사 와서도
학교 점심시간에 집으로 달려와 먹는 밥이 젤 맛있었다
나만 사랑받을 일이 생겼다
겨우내 감기가 계속되더니 폐렴이 되었다 낮에도 아랫목에 누워
고열에 시달리며 헛소리를 하던 사학년 삼월
오남매 오분의 일로 만족해야 하는 전쟁에서 어머니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었다
그때 먹어본 귀한 소내장 미역국
큰 병원을 찾아간 용인 김량장리
어머니 수양부모댁에서 처음 먹어본 소고기 장조림
기나긴 지옥을 지나자 혼자만의 천국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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