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인터뷰를 해서 겨울 동안 쓰고 봄에 만들어서 2026년 5월에 출간했다.
바카라 내고 한 달쯤 됐을 때 나는 윤준가 작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출간은 정신 건강에는 해로운 것도 같습니다. ㅎ 빚지고 다니는 기분" 독립출판사를 운영하는 그는 이렇게 답했다. "ㅎㅎㅎ 맞아요. 원래 그렇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막 사주니까." 나는 몰랐던 것이다. 지 혼자 잘났다고 혼자 살던 사람은 피해야 하는 일인 것을.
오래 알고 지낸 편집자 지인이 준가님 인터뷰만 읽었는데도 벌써 좋다 하시면서... 밤에 이 사진을 보내주셨다. 평소 바카라을 많이 읽으시는 편집자라서 바카라 드릴 테니 독서인들 보게 서평 좀 써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런데 택배로 바카라을 받은 뒤 내게 커피쿠폰을 보내왔다. 이렇게 내게 참 교육을 해준다. 독립출판으로 바카라을 소량 제작해서 팔고 있는 사정을 가장 잘 알아주는 이는 역시 동료 편집자들이었다. 누구는 바카라값을 정확히 현금으로 봉투에 담아주었고, 누구는 어디서 사야 내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냐고 물었다.
정지우 작가가 언젠가 독립출판은 사람이 남는 일이라고 적었다. 큰 출판사에서도 바카라을 내고 작은 출판사에서도 바카라을 내봤는데 1인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오랫동안 바카라 한 권에 애정을 갖고 열심히 파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글을 쓴 자신보다도 그 바카라에 대해 더 고민하고 궁리하는 것 같았다고. 직접 독립출판을 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일은 돈을 밑지고, 마음을 빚지고, 사람이 남는 일인 것일까.
미안한 빚, 고마운 빚, 갚아야 할 빚까지 다 헤아리니 얼른 떠오르는 것만 해도 너무 많다. 영풍문고 기획전에 바카라을 전시해 놓고 종각점 한 곳밖에 가보지 못했다. 오프라인에서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바카라이 얼마나 팔리겠나. 몇 권씩 넣어놓고 그래도 바카라이 대형서점 구경하고 사람들 구경하다 오겠구나 하는 거다. 그게 꿈에 그리던 일은 아닌데, 참 힘든 일이라는 걸 알기에 의미가 있다. 유료였으면 엄두를 못 냈을 그런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그래서 그 사진이라도 보관하고 싶어서 지난 글에 부탁을 드렸더니 부산에서 서울에서 경기도 다른 지역에서 동영상까지 찍어서 보내준 분들이 있었다. 아... 이 빚은 또 어떡하나.
마음을 삼킬 줄이나 알았지, 누군가에게 이렇듯 베풀어 본 적이 없어서 나는 이런 게 고민인 것이다. 이런 내게 은수 작가님은, 마음은 여기에서 저기로 흐르는 것이지 꼭 그대로 갚아주는 게 아니라고 했다.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또 전해줄 기회가 있을 거라고. 내가 큰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니 나는 또 그 말을 곱씹었다. 은수 작가가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어떻게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인터뷰 바카라을 출간하고 나서 나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출간을 계획할 때부터 예정된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건 아마도 빚질 각오였겠지. 그렇다면 그 빚을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할 것인지 나는 더 고민해야 한다.
정지우 작가는 오늘 스레드에 이렇게 적었다. "자연스럽게 살다 보면 타인을 향한 문이 닫히고 만다. 애써 밖으로 나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악수하며 시간을 써야 한다. 나이가 들어 삶을 돌아보았을 때 결국 남는 것은 서로에게 내어준 시간과 우정뿐이다.@jungjiwoowriter" 그동안 내가 살았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좋아하는 사람도 마음으로만 좋아하고 악수는 못하고 살지 않았나 싶다.
출간이 한시적 이벤트로 금방 끝나지 않고 자꾸 내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참 비싼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