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화서(無限花序)

추니박 개인전

초록여행_90x190cm,한지에 먹·아크릴릭, 2017




길위의 사색-기다림_90x70cm, 한지에 먹·아크릴릭, 2026




길위의 사색-선물_90x70cm, 한지에 먹·아크릴릭, 2026


먹을 다루는 다양한 기법, 풍경을 그려내는 여러 형식, 전시 공간과 프로젝트에 동조하는 작품 등 하나의 언어나 분류 방식으로 추니박의 작품을 해석하기는 힘듭니다. 분류하는 순간 배제되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피카소가 청색시대 장밋빛시대 입체시대 등으로 작품을 나누고 고호가 누에넨시기 파리시기 아를시기 등 동선으로 나뉘듯, 추니박의 작품들을 실험수묵, 사생수묵, 사유수묵으로 감히 나누어봅니다.


25년 전 추니박은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동풍전>이라는 신선한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칠판에 분필로 산수를 그린 영상 퍼포먼스와 흐린 수묵 풍경이 벽면에 걸린 게 아닌 천장에 매달린 작품들이었습니다. 당시 한국화단에 신선한 수묵의 바람이었습니다. 수묵에 대한 실험으로 가득했고 이후 10년 넘게 세상의 모든 산수와 풍경을 자신의 화첩에 담으려는 듯 사생에 몰두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그러니까 6,7년 전부터는 내면의 풍경과 침묵의 소리가 강조된 사유의 먹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추니박의 에너지를 짐작하자면 그의 작품을 이렇게 규정하는 건 위험하며 말년의 형식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몸줄기에서 어떤 꽃이 필지 전혀 짐작할 수 없습니다.


화서(花序)란 순우리말로 꽃이 피는 순서, 즉 꽃차례입니다. 꽃은 피는 순서가 있습니다. 유한화서와 무한화서. 유한화서는 위에서 아래로, 속에서 밖으로 피는 것이고 무한화서는 밑에서 위로, 밖에서 속으로 피는 겁니다. 구심력처럼요.


무한화서는 뿌리와 줄기가 살아있는 한 성장에 제한이 없습니다. 추니박의 작품을 보노라면 그의 꽃대에서는 끝없이 꽃이 피고, 앞으로도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꽃이 필 거 같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품엔 늘 삶과 작가가 서로 삼투되어 있으니까요. 그의 혈관에는 가끔 흐리고 가끔 시꺼먼 먹이 흐르고 있는 거 같습니다. 먹이 흐르니 그것이 작품에 안필 도리가 없을 거 같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최근작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몽쉘 미쉘, 태평양, 태국, 독도 등 채색은 절제되고 수묵이 강조된 마음 속 <다도해>, 침묵과 존재를 상징하는 듯 의자가 놓인 <길 위의 사색>, <산벚꽃이 핀 숲> 등 사유의 풍경이 여러분을 인도합니다. 사유의 먹 세계를 감상하길 바랍니다.

-정형탁(한주아트스페이스 디렉터)


추니박(1966~)은 충북 영동에서 나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관훈미술관 <동풍>,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Collected Landscape>,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풍경여행>, 성곡미술관 중견작가 초대전 <길을 묻다> 등 국내외에서 5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2003 국립현대미술관, 2006 중국 심천 관산월미술관, 2010 프랑스 파리 살롱 드생 컨템포러리 아트페어, 2011 호주 시드니미술관, 2014 카자흐스탄 독립궁 현대미술관, 2018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LA아트쇼 2026 등 국내외 기획전과 제주, 호주, 파리, 미국 등 다양한 레지던시와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국회도서관, 미술은행, 사비나미술관, OCI미술관, 일민미술관, 경재정선미술관, 가나아트센터, 금호미술관 등 여러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Insta: @chuni_park 추니박

Youtube: @chunipark 추니박그림배우기

www.chuniart.com


한주아트스페이스

경기도 파주시 번뛰기길 145(3층, 4층) / 전시문의: 010-8607-6303

hanjuartsp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