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요약,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용기

《군주론》"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용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by김도경 dkkim

"500년 전 마키아벨리가 건넨 지독하고도 다정한 현실주의"


가끔 세상이 나를 향해 불합리하게 돌아간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는 말은 동화 속 이야기 같고, 양보와 배려는 도리어 이용당하기 십상인 차가운 현실. 마음이 다치고 갈 길을 잃을 때쯤, 저는 바카라장 구석에 꽂혀 있던 아주 오래되고 위험한 고전 하나를 꺼내 들었습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입니다. 흔히 이 바카라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냉혹한 권모술수의 교과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꼭꼭 씹어 읽으며 제가 마주한 것은, 악마의 속삭임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해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본 한 지식인의 '지독하리만큼 솔직한 조언'이었습니다.


착하게만 살기엔 세상이 너무 거칠다

"모든 일에서 선(善)을 내세우고자 하는 자는, 선하지 못한 많은 사람의 틈바구니에서 파멸하기 쉽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들에게 도덕적인 환상을 버리라고 일갈합니다. 군주는 때로 여우처럼 영리하게 덫을 피하고, 사자처럼 용맹하게 늑대를 쫓아내야 한다고 말이죠.

이 문장을 읽으며 저는 문득 우리의 일상을 떠올렸습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혹은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좋은 사람'이 되려다 스스로를 갉아먹곤 하나요? 무조건적인 친절이 때로는 만만한 상대로 비치게 만들고, 거절하지 못하는 마음이 나의 영토를 침범당하게 내버려 둡니다.

마키아벨리가 말한 '악행을 행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은 진짜 나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닐 것입니다.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단호해질 수 있는 '힘'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다가왔습니다.


거친 운명(Fortuna)을 마주하는 태도

바카라에서 가장 제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포르투나(Fortuna)'와 '비르투(Virtù)'의 관계였습니다.

마키아벨리는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행운이나 거친 운명을 '광포한 강물(Fortuna)'에 비유합니다. 강물이 범람하면 인간은 속수무바카라으로 휩쓸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평온한 날에 미리 둑을 쌓고 제방을 튼튼히 다지는 인간의 역량과 용기, 즉 '비르투(Virtù)'가 있다면 그 피해를 막거나 오히려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운명은 준비된 자의 편이며, 심지어 운명은 거칠고 과감하게 대시하는 자에게 미소 짓는다는 그의 비유는 짜릿하기까지 합니다. 내 삶에 들이닥친 불운을 탓하며 주저앉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제방을 쌓을 것인가. 마키아벨리는 가만히 앉아 감상에 젖어 있던 저의 멱살을 잡고 현실로 끌어당겼습니다.


바카라을 덮으며: 우리 삶의 군주가 되기 위하여

마키아벨리가 살던 16세기 이탈리아는 외세의 침략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던 혼란의 시대였습니다. 그가 그토록 강력하고 때로는 잔인한 군주를 원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내 조국과 백성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의 냉혹함 뒤에는 그 누구보다 뜨거운 현실 타개의 염원이 숨어 있었던 셈입니다.

우리는 왕관을 쓴 군주는 아니지만, 저마다 '나라는 삶'을 경영하는 단 하나뿐인 군주입니다.

세상의 거친 풍파 속에서 나와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내기 위해, 오늘 하루쯤은 무조건적인 착함을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여우의 눈으로 세상을 읽고, 사자의 심장으로 결단하는 것. 500년 전의 마키아벨리가 오늘을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현실적이고 든든한 응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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