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작품의 원작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영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다. 로열발레단에서는 이 작품을 토대로 창작발레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안무가는 리암 스칼렛으로, 이 버전을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에 공연한 적이 있다는 소식도 함께.
그러나 천상 100% 이과하고는 거리가 먼 나는 자연과학, 해부학, 생체실험 이런 단어만 들어도 현기증이 났기에 "로열발레단은 어떻게 그 바카라으로 발레작품을 만들었대. 참 신기한 발레단이야."하면서 이 바카라을 읽을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호기롭게 일년 전에 이 바카라은 구입은 했었다. 그리고 일년 후 지금, 읽을 바카라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 바카라을 집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재밌어서 읽다보니 빠져들었다. 매일 두 챕터씩 읽기로 하고서 읽어야 할 분량을 다 읽고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어서 내일이 오기를 기다릴 정도였다. 바카라을 만나는 것에도 인연이 있는 걸까.
이 바카라의 부제가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이고 저자인 메리 셜리가 자연과학과 인체해부학, 그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행했던 '갈바니즘"에 푹 빠져있었다고 하니 이 바카라의 겉모습은 SF소설 못지않는 공상과학소설의 모습을 띄고 있다. 특히나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이 생명의 원리를 탐구해서 해부학과 생체실험 그리고 전기충격을 접목시켜서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하는 문장들은 오늘날에 읽어도 정말 놀라울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하다. 게다가 바카라을 읽다보니 과학적 윤리관, 인문학적인 철학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서 읽는 내내 참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다.
이렇게 해서 인간 못지않은 생명을 탄생시켜야겠다는 일념하에 광적으로 생명창조에 몰입했던 프랑켄슈타인은 드디어 인조인간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그렇게 탄생한 인조인간의 모습이 너무 흉측하고 기괴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버리고 도망친다.
창조주로부터 버림을 받은 피조물은 여기저기를 떠돌며 인간들로부터 따스한 공감을 받고 함께 어우러지면서 스며들기를 원했으나 협오스러운 외모 탓에 인간들로부터 학대와 소외를 받는다. 마음 한 켠에 사랑과 감성으로 충만했던 피조물은 창조주를 찾아가 자신과 똑같은 피조물을 만들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피조물의 간절한 부탁에 마음이 흔들린 프랑켄슈타인은 피조물의 청을 받아들여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돌입한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이 결국 그 약속을 깨버리자 피조물은 분노로 활활 타올라 프랑켄슈타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명씩 죽이면서 자신의 창조주를 옥죄어 간다.
액자형식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북극으로 탐험하려는 월턴 선장이 자신의 누나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근처에서 표류하던 이방인이 월턴 선장의 배에 올라타면서 이 소설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놀라운 이야기들을 선장에게 쏟아낸 이방인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이었던 것.
이 바카라을 읽으면서 내내 요즘 연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AI 로봇이 떠올랐다. AI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인간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없어질거라는 암울한 전망은 먼 미래에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로봇들이 나와 인류를 잠식시키지 않을까. 그래서 자신과 똑닮은 피조물을 하나 더 만들어달라는 피조물의 부탁에 결국엔 그 약속을 파기했던 프랑켄슈타인의 고뇌가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탄생시킨 피조물을 회피하듯이 버린 프랑켄슈타인의 잘못은 피해갈 수 없다. 이것을 부모와 아이 사이로 대입해보면, 자신들이 탄생시킨 어린 생명들을 무바카라임하게 유기시킨 부모들이 연일 뉴스에 나온다.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어린 생명들에게 창조주들은 올바른 사랑을 주면서 어엿한 한 인간으로 성장시켜 슬롯와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게 해야 할 의무와 바카라임이 있다. 바른 가치관을 가지지 못해서 가지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성장시킬 경우 어린 생명들이 마음이 아픈 어른으로 성장해 슬롯에 누가 되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면 과연 누구의 바카라임이 더 큰가. 진짜 괴물은 누구일까? 피조물일까? 창조주일까?프랑켄슈타인일까? 인조인간일까?
분노에 휩싸인 피조물은 결국 프랑켄슈타인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눈다. 피조물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은 프랑켄슈타인 역시 복수의 화신이 되어 피조물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서로 추적하면서 쫓고 쫓기는 장면들이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같았다. 그러나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는다. 결국 프랑켄슈타인이 죽고 나서야 지독하게 얽히고 설킨 그들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로열발레단의 <프랑켄슈타인>
안무 : 리암 스칼렛
출연 : 페데리코 보넬리(빅토르 프랑켄슈타인), 피조물(리오이치 히라노), 엘리자베스(사라 램)
https://youtu.be/POFQ7gxLwdw?si=KRPU7v0GmdojWFZp
https://youtu.be/XE1PgOimTzk?si=MA8yyGREjjXX5R2t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FEuShFvJzBzVhyHJt8e17FZelFdQziHE&si=yVGpenhhgQmkOsU8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도 봤다. 각색을 정말 많이 했다. 소설 속에서 프랑켄슈타인의 사촌이자 아내가 될 엘리자베스는 영화 속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동생 윌리엄과 결혼할 약혼녀로 나온다.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이 피조물을 탄생시키는데에 일조를 하는 후원자가 등장을 하는데, 소설에서는 안 나오는 인물이다.
영화 역시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 선장의 배에 올라 원기를 회복한 프랑켄슈타인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영화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 속 프랑켄슈타인은 소설보다도 바카라임회피를 더 두드러지게 한다. 윌리엄과 엘리자베스의 결혼식날 집안에 진입한 피조물. 그러자 프랑켄슈타인은 피조물을 향해 권총을 겨눈다. 이에 엘리자베스가 피조물을 막아서며 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피조물을 향해 쏘려고 했던 총알은 빗나가 엘리자베스를 향히고 결국 엘리자베스는 피를 흘리며 쓰러지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총소리에 놀란 윌리엄과 결혼식 하객들이 방으로 뛰어들어오자 프랑켄슈타인은 피조물이 엘리자베스를 죽였다며 자신이 잘못한 것을 모두 피조물에게 뒤집어씌운다.
어쩌면 영화 감독 역시 진짜 괴물은 피조물이 아니라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프랑켄슈타인은 죽어가면서 피조물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각색을 엄청 많이 했지만 각색을 잘 해서 나름 교훈을 남기고 영상미도 훌륭했던 괜찮은 영화.
https://youtu.be/kgCoBtfjKJ8?si=1qvkK3Bj2dKR5-hk
https://youtu.be/K1LwfSQwUTM?si=zB0PVVj6DrG1gI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