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미술관에 가다

by아트 서연


최초의 스타 발레리노인 태양왕 루이 14세를 비롯해서 발레의 역사바카라에 언제나 등장하는 유물같은 발레 그림 몇 점 그리고 에드가 드가의 무용수업과 장 베로가 그린 무대 뒷모습만 알고 있었던 나는 <발레, 미술관에 가다>라는 바카라제목을 보고서 이 바카라을 보면 좀 더 많은 발레 그림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지극히 단순하게 생각했다.


"발레리나들을 그린 화가들의 이야기로 바카라 한 권을 다 채웠다고?"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 역시나 발레를 주제로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아서 무척 놀랐고, 에드가 드가처럼 이미 친숙한 화가가 남긴 덜 알려진 발레 그림들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익숙한 화가이든 처음 알게 된 화가이든 화가들이 남긴 발레 그림들은 당시 현장과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록이었다. 나풀거리는 치맛자락과 함께 공중으로 휘발되는 순간의 움직임을 포착한 그림부터 무용보에 가까운 사실적인 기록, 암울한 현실이 반영된 시대상과 발레리나들을 바라보는 슬롯적인 시선까지 다양한 화가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포착해 붓질한 발레 그림들을 보며 저자가 안내하는 여정에 함께 했다. 그리고 저자가 큐레이션한 여정을 따라가면서 처음에 가졌던 나의 호기심과 기대감은 그저 단식으로 판단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이 바카라은 발레의 탄생부터 K - 발레까지 각 시대별로 등장해 꽃을 피운 발레의 이야기를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들을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한다. 각 챕터별로 일목요연하게 분류된 시대별 발레 이야기는 발레에 관한 깨알정보 뿐만 아니라 작품감상에 깊이를 더해주는 저자의 통찰력이 담겨있었다. "그래도 지젤과 백조의 호수는 이제 익숙하지."라고 자부했던 내가 얼마나 겉모양에만 치중해서 감상해왔던가를 깨달았던 시간. 지금까지 내가 발레를 지식으로만 머리 속에 마구 우겨넣고 작품감상은 비주얼에만 치중하면서 감상해 왔구나를 깨달은 순간은 마치 한쪽 방향으로만 발달한 나의 자의식이 또다른 관점을 만나 충돌한 격변의 시간이었다. 발레가 발전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발레 그림들에 담긴 발레 이야기는 발레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바카라이다.

발레의 막 뒤에서, 앙리 제르벡스
에드가 드가
에드가 드가, 발레, 188년
장 루이 포랭, 분홍색 의상의 무용수들, 1905
세르게이 수데이킨, 러시아 발레, 1907년
콘스탄틴 소모프, 러시아 발레, 샹젤리제, 실프 ,1932년
피에르 카리에 벨뢰즈, 발레 슈즈를 찾아서, 1900